일러스트와 함께하는 유명 건축물 이야기 : Architecture Inside+Out
John Zukowsky.Robbie Polley 지음, 고세범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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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마치시대의 대부분 정자들은 넓은 정원이 있는 연못에 위치하고 있는데, 금각사 역시 마찬가지였다.전체규모 41피트높이의 3층 으로 되어 있으며,2층과 3층은 불교 사찰 및 중국의 탑 형태를 띄우고 있다.특히 1층은 중세 일본 거주건축 양식을특징으로 하는데,이를 통해 정자가재건축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금밗 목재 건축물은주변 자연환경과 어울려독특한 외관을 띄우며,물에 반사되는모습이 인상적이다.(p257)


나는 이 책을 펼치기 전 , 책 제목이 아닌 출판사가 눈에 들어왔다. 이 책의 출판사는 영진출판사였으며, 대학 시절 컴퓨터 관련 전문 서적들 대부분 영진출판사를 통해서 접해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컴퓨터 전문 출판사 영진에서 건축관련 책이 나왔다는 건 나에게 어색함 그 자체였으며, 시대의 변화에 따라서 살아남기 위한 출판사들의 자생 노력을 먼저 엿보게 되었다.또한 나는 전공이 건축학이 아니기 때문에 이 책을 내가 알고 있는 건축에 대한 기본 지식을 바탕으로 단편적으로 파악할 수 밖에 없는 한계도 분명 있었다.


이 책은 다섯 파트로 나뉘어지고 있다. 공공생활, 기념물, 예술과 교육, 주거, 예배이며, 세계 무역 센터 환승 센터, 아인슈타인 타워, 바우하우스,메종드 베르,금각사가 내 눈에 돋보였으며, 나의 상식과 관련한 건축들을 선택하였고, 그들의 독특한 건축 양식이 눈에 들어왔다. 또한 건축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책이라서 그런지 상당히 전문적이면서 , 예리한 시선으로 50개의 건축물의 특징을 집어 나가는게 이 책의 독특한 특징이다. 세계 무역 환승 센터는 2001년 911 사태로 인해서 무너진 건물이며, 미국인들은 그 곳에 새로운 건물을 다시 짓게 되었고, 죽은 이들을 기리기 위한 기념물도 같이 설치하게 된다. 그들은 슬픔을 기리기 위한 노력이 엿보였으며, 죽음을 기억함으로서 다시 같은 이들이 다시 연속적으로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세계인들의 열망이 감춰져 있다. 이 책에서 눈에 들어왔던 것은 건축물의 특징을 눈으로 보는 게 아니라 연필로 직접 묘사했다는 점이다. 콜로세움 경기장의 특징 하나 하나 연필로 세세하게 그려냄으로서 그 시대에 건축가들은 그 건축물을 어떻게 대하였을까 상상하게 되었을테고,현대에는 그 건축을 다시 재현한다면 무엇이 빠지면 안되는지, 어떤 건 살리고, 어떤 건 버리는지 생각해 봤을 것이다.


바우하우스와 아인슈타인 타워는 현대 건축양식의 특징을 집어 내고 있으며, 포스트 모더니즘 양식과 부합하는 건축물이기도 하다. 둑일의 바우하우스는 독일인들의 문화 양식이 그대로 반영되고 있으며, 그들은 어떻게 바우하우스에 녹여내고자 하였는지 자세히 짚어 나가고 있다. 아인슈타인 타워는 과학의 산 역사라 하는 아인슈타인의 과학적인 지식들과 사유가 집약된 건축물이며, 지하에서 실험할 수 있는 흔적들이 깊이 배여 있다.


마지막 금각사였다. 금각사와 은각사는 일본에 가본 사람들이라면 꼭 들리게 되는 일본 건축양식이 대표주자이기도 하다. 이 금각사에 대해서 처음 알게 된 것은 할복 자살한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금각사>이며, 미시마 유키오의 문학에 심취해 있었던 터라 그가 생각한 금각사는 어떤 느낌이었는지 궁금하였던 적이 있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서 금각사는 전쟁이 일어나던 그 암흑의 시대에서도 살아남은 건축물이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인간의 행위로 인하여 금각사는 다시 소실되고 말았으며, 지금 찬란하게 빛나는 현재 모습의 금각사는 일본 고유의 문화재가 아닌 현대의 관점에서 바라본 또다른 금각사의 실체에 가깝다. 우리 나라의 대표적인 문화재 숭례문이 인간의 행위로 인하여 소실되었던 아픔이 다시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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