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 사이언스 - 프랑켄슈타인에서 AI까지, 과학과 대중문화의 매혹적 만남 서가명강 시리즈 2
홍성욱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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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르트는 '방법서설'에서 다음과 같이 애기한다. 동물과 동물을 닮은 복잡한 자동기계는 구별할 수 없다. 대신 인간과 인간을 닮은 복잡한 자동기계는 구별할 수 있다. 아무리 복잡한 기계를 만들어도 기계는 절대 인간이 될 수 없는데, 그 이유는 인간은 기계가 하지 못하는 두 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 하나는 유창한 언어이고, 두번째는 인간의 광범위한 행동범위다.(p99)


실로 지금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자기를 드러내는 시대이다. 페이스북이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자신의 온갖 사생활을 일일히 보고하고 기록하고 저장한다.아침에 몇 시에 일어났는지 부터 어디에 갔고 무엇을 먹었는지, 어떤 음식이 맛있고 어느 장소가 예쁜지 등을 시시콜콜 공개한다. 아주 자극적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자기 자신을 노출하려고 애를 쓴다. 어떤 이는 자신의 일상을 실시간으로 중계하기도 한다. 자기를 감추기보다 알리려고 애를 쓰는 것, 저커버그는 이를 두고 프라이버시는 죽었다고 말한 것이다. (p173)


이 책은 과학과 인문학의 크로스이다. 과학과 인문학에 더하자면 수학도 덧불여질 수 있다. 과학은 과학 그대로 존재하지 않고, 보조적으로 수학을 끌고 가기 때문이다. 즉 이 책은 수학과 과학 인문학의 삼각 트라이앵글을 언급하고 있으며, 그 안에서 인간의 삶 속에 파고드는 과학은 어떤 형태로 구현되는지 설명한다. 


사실 그렇다. 과학은 과학 그 자체로 만들어지지 않았고, 인문학도 마찬가지다. 인간의 상상력과 욕망은 인문학의 형태로서 과학에 투영되어 있었으며, 그 과정에서 과학은 발달해 왔었다. 인간의 호기심과 미지에 대한 탐구,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싶은 마음들이 복합적으로 언계되면서, 서로 상호작용을 시작하게 된다. 실질적으로 과학은 우리 삶에 있어서 직접적으로 보여지는 형태인 경우도 있으며, 그림자처럼 우리 삶 속의 배경이 되는 경우도 있었다. 페이스북을 인간이 쓰고 있지만, 그 안에서 과학을 직접적으로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과학이 페이스북 뒤에 숨어있는 배경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컴퓨터는 그 자체로 과학이라 할 수 있으며, 과학의 실체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바로 그런 부분들, 내가 알고 있지만, 곧장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짚어내고 있으며, 나의 간지러운 등을 긁어주는 느낌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네가지 파트에서 흥미로웠던 파트는 디스토피아와 유토피아다. 이 부분은 과학이 인간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분석하도록 도와주고 있으며, 현재 인간은 자신 앞에 놓여진 삶을 디스토피아에 가깝다고 생각하며, 유토피아를 구현하기 위한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인문학적인 요소로서 조지 오웰의 '1984'와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가 소개되고 있는데, 사람들은 21세기 지금 현재의 모습들을 '멋진 신세계'에 가깝다고 말한다. 그러나 저자는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과정에서 조지 오웰의 '1984' 안에 있는 한 장면을 직감적으로 인식하였다고 말하고 있다. 


책에는 페이스북과 아마존, 구글을 소개하고 있는데, 조지 오웰의 '1984'가 이제는 인터넷 상에서 현존하고 있음을 언급하고 있다. 인간이 무의식적으로 행동하는 것들 뒤에 감춰진 과학들은 인간의 모든 행위들을 수집하고 있으며, 그들은 암묵적으로 또는 고객들의 동의를 얻어서 고객 정보를 수집하고 다니고 있었다. 그 사실을 사람들은 인식하면서도 때로는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놓치며 살아간다. 사람들의 선택과 결정이 자신에게 결과물로 도출될 때까지 시간적인 틈이 길기 때문이다. 즉 내가 행동했던 어떤 선택 과정이 당장 바로 앞에 결과물로 나타나지 않고, 시간이 꽤 흐른뒤에 결과물로 나타남으로서, 자신은 자신의 선택에 대해서 아무 문제가 없다고 착각하면서 살아간다는 사실을 이 책에서 적시하고 있다. 과학은 이처럼 우리에게 주어진 삶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며, 인문학을 통해서 과학을 통제할 수 있고, 관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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