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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솥밥
정갑숙 지음, 김미화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18년 11월
평점 :
지빠귀 이장님 방송
숲마을에
지빠귀 이장님 방송 흘러나온다
알려드리겠습니다.
방금 하늘에서 햇살문자 도착햇습니다.
꽃대문 열어도 좋다는 메시지
한 집도 빠짐없이
오늘부터 꽃대문 열어주세요
이장님 방송 듣고 집집마다 대문 열고 있다.
산수유 목련 개나리
색색 여닫이 꽃대문 하르르 하르르. (p11)
호기심 많은 나무
담쟁이는
알고 싶은 게 많다
돌담 타고 올라가
안에 누가 사는지
집을 살펴본다.
소나무 타고 올라가
얼마만큼 높은지
하늘 살펴본다.
바위 타고 내려가
얼마만큼 낮은지
땅을 살펴본다.
나랑 닮았다.
호기심 많은 담쟁이.(p15)
대나무의 쉼표
대나무가 노래한다.
빨리 걷는 건 싫어
천천히 천천히 걸을 거야
휘어지는 건 싫어
곧게 곧게 살 거야
채우는 건 싫어
비우고 비우고 살 거야
마디마디 쉽표
대나무 쉬어간 흔적.(p18)
1인 촛불 시위
도시공원 잔디밭에
타래난초 한 송이 피었다.
내 고향 산을 돌려주세요!
분홍 촛불 켜 들고
1인 시위하고 있다. (p42)
시 속에 자연이 있었다. 시에는 우리의 자화상이 숨어 있다. 자연 속에 담겨진 삶에 대한 성찰, 삶에 대한 오묘한 진리가 숨어 있다. 자연은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때로는 비우고 살아가고, 때로는 채워 나가고 살아가라고 말하고 있었다. 때로는 열심히 달리지 멀고 삶에 있어서 여유와 쉼표를 만들 필요도 있다. 내 삶에 있어서 쉼표를 만들어 놓으면서 자연 속에서 느껴지는 따스한 온기도 느껴지게 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자연과 벗하면서 우리의 삶을 자꾸만 상상하게 된다..
자꾸만 상상하게 된다.내가 놓치고 있었던 자연 풍경 속에서 그 순간순간들이 자꾸만 떠올리게 되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 순간에 자연이 보여주는 요묘한 모습들은 나에게 익숙함 그 자체였다.시골에서 흙을 밟고, 흙을 손으로 만지면서 느꼈던 감촉들, 자연이 보여주는 변화의 물결은 나 스스로 겸허하게 만들어 놓았다.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떻게 살아나가야 하는지, 더 나아가 자연은 나에게 어떤 깨달음을 보여주는지, 내가 느끼고, 또 느낄 수 있다면, 나는 자연 속에 있는 작은 변화들에 대해서 감사함을 느낄 수 있다. 같은 대상을 바라볼 때도 그 느낌이 달라질 수 있고,꽃 한송이에서 내가 보았던 부분과 또 다른 관찰을 엿보았다, 더 나아가 소중한 자연이 망가지지 않길 자라는 그 마음, 인간이 만든 포크레인과 굴착기는 자연을 하루 아침에 파괴하고 있었다.시에는 바로 그 자연의 파괴를 멈춰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자연이 있어야 사람이 있고, 사람이 있음으로서 자연이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