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B] 100인의 배우, 우리 문학을 읽다 (오디오북) 100인의 배우, 우리 문학을 읽다
나혜석 외 99명 지음, 윤석화 외 102명 낭독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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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준으로 보자면 한권의 책을 듣는 것보다는 읽는데 더 익숙하다.그동안 수많은 책들을 눈으로 보고, 읽어왔었다. 오디오북에 대해서 익히 알고 있었고, 해외문학에는 오디북이 종이책 만큼 활성화 되어 있어서, 그부분이 의외였고, 놀라웠던 기억이 있다. 책 한권을 통해서 지식을 습득하거나, 문학 작품을 접할 때, 시각장애를 가진 이들은 어떻게 책을 읽어야 하는지 난감할 수 있다. 대한민국은 대체로 오디오북보다는 점자책이 더 활성화 되어 있어서, 사람들은 점자책을 찾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제는 스스로 오디오 북에 대한 관심과 활성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였다.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의 재능 기부를 통해서 많은 책들이 오디오북으로 출간된다면, 그들에게 정보와 지식을 습득하는데 있어서 용이할 수 있고, 정보의 불균형 측면에서 오디오북의 활성화는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이런 과정에서 100권의 문학 작품들이 오디오북으로 재탄생되는 걸 보면서, 고무적으로 느껴졌다.


첫번째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였다. 이 책은 어릴 적 심훈의 <상록수>와 같이 깨알처럼 쓰여진 문고판을 통해서 읽었다. 그 책 한권을 통해서 나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속 또다른 주인공 박옥희에 대해 매력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여섯 살 소녀 박옥희의 눈으로 바라본 사랑방 손님 즉 아저씨를 바라보는 시선은 독특하면서도 어색하지 않았다. 엄마와 아저씨간의 미묘한 감정 변화를 어린 딸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때로는 감정적이면서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오디오북에서 이지혜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를 통해서 박옥희의 내면의 심리를 깊이 만날 수 있게 되었고, 어린 아이의 목소리가 일품이었다.


두번째는 이범서의 <오발탄>이다. 이번 작품은 배우 최민식의 목소리를 통해서 재현되고 있었다.1950년 전후 세대의 모습을 비추고 있는 <오발탄>은 38선이 그어진 대한민국의 현실을 비추고 있다. 주인공과 함께 자유를 찾아 월남을 했건만, 스스로 자유를 느끼기 전에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나 있다. 고향을 가고 싶은 그 마음이 '가자'라는 반복된 동사에서 느껴졌으며, 한 편의 문학 작품을 통해서, 주인공의 심리적인 변화와 고향을 그리워 하는 간절한 마음이 배우의 목소리를 통해서 울려 퍼졌다 그로 인해서 주인공은 아버지의 목소리에서 저주를 느끼게 된다.


세번째 이야기는 계용묵의 <백치 아다다>였다.저자인 계용묵의 본명은 하태용이다. 지주와 소작농 관계 속에서 물질적인 욕구를 추구하는 주인공의 모습 , 벙어리였던 아다다의 모습은 말을 못하는 장애를 가진 이가 가지는 현실적인 한계였다.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 본명 보다는 '아다다'로 더 많이 불리었고, 스스로도 '아다다'라고 생각하게 된다. 동네에서 백치라 부르면서, 천치라 불리는 '아다다'가 살아가는 세상은 녹록하지 못한 삶이었고, 돈에 대한 집착이 또다른 화를 불러 일으키게 된다.


세편의 소설은 전쟁 전후에 출간된 한국 문학이다. 그래서 목소리 톤은 지금의 전형적인 남한 사람들의 목소리 톤은 아니었다. 평양이나 황해도 사람들이 주로 쓰는 억양들 속에서 그들의 순박함과 투박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첫번째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에서 이지혜의 목소리를 통해 전해오는 박옥희 또한 여섯살 아이의 목소리라 생가하기에는 조금 더 조숙한 느낌이 드러나 있었고, 그래서인지 문학 작품 한 편이 고스란히 내 마음 속에 포옥 안기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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