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사용설명서 - 내 삶을 사랑하는 365가지 방법
김홍신 지음 / 해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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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행복하지 않은 것은 인생에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 정답에 매달리기 때문이다. 다시 태어나면 어떤 모습이고 싶은가. 인물이 월등하게 좋고, 남다르게 건강하며, 두뇌가 좋아 성적이 우수하고, 집안이 좋으며, 돈은 원 없이 쓸 만큼 많고, 배우자는 오직 나만을 섬기며, 자녀는 인물 좋고 두뇌 좋고 효성이 지극하고 남다른 재능을 갖추기를 바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다시 태어날 수가 없다. 그렇다면 명답을 찾아야 한다. 명답은 '인생은 잘 놀다 가지 않으면 불법'이라는 것이다. 딱 한 번밖에 못 살기에 남의 기준에 나를 맞추려 애쓰지 말고 내 멋에 겨워 행복하면 그만이다. 인생, 딱 한 번 살기에 정말 잘 놀다 가야 한다. (p41)


굶어보면 안다. 밥이 하늘인 걸.
목마름에 지쳐보면 안다. 물이 생명인 걸. 코막히면 안다. 숨 쉬는 것만도 행복인 걸.일이 없어 놀아보면 안다. 일터가 낙원인 걸. 아파보면 안다. 건강이 엄청 큰 재산인 걸. 잃은 뒤에 안다. 그 이가 천사인 걸. 지나보면 안다. 고토이 추억인 걸. 불행해지면 안다. 아주 작은 게  행복인 걸. 죽음이 닥치면 안다.내가 세상의 주인인걸. (P66)


훗날 내가 죽을 때 가지고 가는 게 무엇일까. 그렇게 가지고 싶었던 돈도 명예도 권력도 가지고 갈 수 없다. 옷과 자동차도 집도 두고 간다. 가져갈 수 있는 건 내가 사랑했던 것. 아프고 속상했던 것,밉고 싫었던 것들이다. 어떤 물체가 아니라 형체가 없는 추억만 가슴에 안고 가는 것이다. 지금의 고난과 아픔과 슬픔은 결국 추억이 된다. 기쁨은 맘껏 누리고 슬픔은 잘 여며두면 추억이 만발한 멋진 인생이 된다. (P99)


어린 아이는 할 수 있는게 적어서 어른이 되고 싶어하고, 어른들은 후회하는 삶을 살아가면서 아이로 되돌아가고 싶어한다. 돌이켜 보면 남녀노소 대부분이 현재, 내 앞에 놓여진 그 순간을 충분히 느끼지 못하고, 만족하지 못하고, 현재를 충실하게 살아가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언제나 깨닫게 되는 것은 현재 지금이 아니라, 앞으로 무엇을 하고 난 이후였다. 그 깨달음은 내가 놓치고 가는 것들에 대하여, 그것을 바라보는 나의 또다른 모습이면서, 자화상이었다. 길게 보고 가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지금보다 좀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햐서, 멀리 내다 보면 살아가야 하면서도, 내 앞에 놓여진 작은 불씨에 흔들리게 되고, 멈칫멈칫하게 된다.수많은 내 삶의 스펙트럼들은 켜켜이 엮이면서, 우리 삶을 다양한 모양의 퍼즐조각들이 맞춰지면서 살아가고 있다. 행복을 느끼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삶을 살아가지 못하는 이유가 무얼까 고민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매일 매일 필사하고 싶은 욕망이 꿈틀꿈틀 거리게 된다. 행복을 필사하고, 현재를 필사하고 싶어진다. 책 속에 나오는 365가지 이야기들을 모두 기억할 수 없지만, 그 안에서 나는 또다른 영감을 얻게 되고, 김홍신 작가의 마음과 겹쳐질 수 있는 개연성이 더 늘어나지 않을까 추측하게 되었다. 누군가가 써놓은 글들을 필사한다는 건 그 사람의 마음을 잠시나 더 가까이 살 수 있는 하나의 기회가 아닐까 싶다. 느릿느릿 걸어가면서도, 돌 하나를 얹어 놓는 것처럼 내 삶에 하나의 돌 하나를 언져 놓고 싶어졌다. 그것이 바로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작은 소망이자 욕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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