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아시아 제51호 2018.겨울 - 이 사람 An Asian Profile : Lucy
아시아 편집부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8년 11월
평점 :
품절


왜 그러냐면 사람인데
어떻게 생후 24개월 미만 된 아기들을 무차별 죽입니까?
누누이 말하지만 우리 한국 국민이 그렇게 독하고 잔인하질 못해요.
얼마나 한국 사람이 인정이 많고
가슴이 넓고 감성이 풍부한데
이건 아니다! (p47)


강사인 안의 '2주 이내의 점프는 불가능하다'는 말에도 나는 매일 아이스링크장에 나와서 스케이트를 탓다. 처음 3일은 익숙하지 않은 탓으로 3시간을 채우지 못했고, 3일째 되는 날에는 발뒤꿈치가 까져서 피가 맺혀 있었다. 스케이트를 탄 뒤 벤치에 앉아 있을 때면 뻣뻣해진 팔ek리가 쑤셔왔다. 발뒤꿈치에 맺힌 피도, 욱신거리는 팔다리에도 별 감정이 일지 않았다. (p72)


일본의 냄새

내게 처음으로
일본인 친구가 생겼을 때
그 친구의 
집에 갔을 때
그 냄새는 참기 힘들었다.
높은 담에 둘러싸인
솟을대문 집 안쪽은
왜 그토록 어두웠을까.
냄새로 가득 찬 
그 냄새가
기둥이나 벽 널빤지에 스며들어
안에서부터 곰팡이가 피어있는 것만 같았다.
마치 출구가 없는 것처럼
피어오르는 연기는
한 때가 돼
대들보를 건드리며 흔들거렸다. (p142)


해마다 분기별로 발간되는 <아시아>는 한국의 문학 작품 뿐 아니라 아시아 곳곳의 문학 작품도 함께 접할 수 있다. 항상 계절이 바뀔 때면 기다리게 되고, 읽어보고 싶은 충동이 일렁거리게 된다. 나는 그동안 꾸준히 읽었던 문학 계간지 <아시아>에 중독되어 있었고, 아시아의 다양한 문학 작품에 대해서 굶주리고 있었다. 계간지 <아시아>는 대중적이지 않으면서, 한국과 아시아를 동시에 이해할 수 있고, 한국문학에서 벗어나 안목과 시야를 넓혀 보고 싶은 욕구가 항상 나에게 목마름으로 있다. 특히 한국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결코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을 계간지 <아시아> 를 통해서 느끼게 된다. 그동안 읽었던 북한 문학 작품들은 출판사 아시아와 계간지 <아시아>를 정보를 얻게 되었다.


2018년 겨울호에는 몇가지 문학작품이 소개되고 잇는데, 눈에 들어왔던 문학 작품의 주제가 공교롭게도 베트남과 일본이다. 우리는 베트남에 대한 시선과 일본에 대한 시선이 상반적이다. 최근 박항서로 인해서 베트남에 대한 시선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인이라면 우리가 일본을 바라보는 것처럼 그들도 우리를 적대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건 아닌가 싶다. 그동안 우리는 베트남을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배척해 왔으며, 그들에게 인종차별적인 행동을 반복해 왔었다. 일본에게 사과와 사죄를  요구하면서, 정작 월남전쟁이라 부르는 베트남 전쟁에 있었던 민간인 학살에 대해 미온적인 입장을 취해왔던 한국 정부는 최근에 들어서서야 베트남과 베트남 국민에게 과거에 역사적인 과오에 대해서 사과 성명을 하게 되었다. 책의 앞부분에 등장하는 단편 소설은 한국인들의 이중적인 모습과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는 작품이며, 뒤에 등장하는 한 편의 시에서는 일본을 바라보는 한국인의 또다른 모습을 느낄 수 있다. 계간지 <아시아>는 바로 이렇게 한국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주변 국가들과의 유기적인 관계나 역사 관계을 문학 작품 한편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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