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세계일주 전성시대 괜찮아, 위험하지 않아
정화용 지음 / 청년정신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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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여행 도중에 만난 사람들을 보면 얼마나 값지고 칭송받을 만한 일을 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다니쉬도 바로 그런 경우였다. 그는 무려 황금 같은 휴일을 반납하면서까지 일면식도 없는 나를 주웠다. 나로서는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호의를 아무 거리낌 없이 베푼 것이다.
터무니없는 그의 선행을 보면서 나는 '어쩌면 그들의 친절과 호의에 대한 기본 베이스가 우리와는 아예 다른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니쉬는 나를 도와준 일이 마치 길거리에 있는 쓰레기를 주어 휴지통에 넣는 것처럼 전혀 특별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일말의 고민도 없이 나를 도와주겠다고 호언장담하였고,"내게 고마워해야 하는 거 아냐"라고 수십 번 자랑을 해도 모자랄 판에 생색 한 번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대가 없이  타인에게 호의를 베풀 수 있다곤 하지만 정말 세상에는 상식의 정도를 넘어서는 일들이 마구마구 일어난다. 아무 이유없이 나를 도와주는 사람들, 그렇게 나와 여행의 추억을 공유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여행이 진정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는 걸 진하게 느낀다. (P123)


여행작가 정화용의 <지금은 세계일주 전성시대 괜찮아, 위험하지 않아>는 대한민국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세계여행을 소개하고 있다. 세계여행을 통해서 각 나라마다 느낄 수 있는 모험들과 결험, 추억을 쌓게 되고, 스스로 세계여행이 위험하지 않다고 제목으로 적어 놓는다. 여기서 저자가 선택한 책 제목은 사실이 아니다. 세계여행은 어디를 가느냐에 따라 위험할 수 있고, 위험하지 않을 수 있다. 그건 복불복이다. '위험하지 않아'는 '사실'이 아니라 '의지'였다. 여기서 말하는 '의지'란 여행을 꿈꾸는 여행가의 자세를 말한다. 세계 여행을 꿈꾸는 여행가들이 세계여행이 위험하다고 생각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상황에 다라 만나게 되는 생각과 가치관은 달라질 수 있다. 그건 여행을 떠나면서 각 나라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어느 정도 덜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 도중에 순간 순간 위험에 처해진다 하더라도 그 순간을 잘 넘어갈 수 있는 무언가를 얻을 수 있고, 예기치 않는 사람들에게서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저자는 그것을 세계여행 에피소드라 부르고 있다. 세계여행에서 만나게 된 수많은 사람들은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상식들이 틀릴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자 한다. 소를 신성하게 생각하는 인도인들에 대한 생각들 또한 아닌 경우도 있으며,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인도인들이 소의 엉덩이를 발로 차는 것만 보더라도 그들이 누구나 소를 신성하게 생각하는 건 아니라는 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경우이다. 또한 여행에서 기차를 타고 떠났던 저자는 자신을 도와준 여행 친구 다니쉬가 사기를 치고 있다고 생각하였고, 필사적으로 다니쉬를 쫒아가게 된다. 하지만 다니쉬는 사기를 친 것이 아니라 선행을 베푼 거였다. 이방인으로서 자신이 간직하고 있는 상식이 그 순간 무너지게 되었고, 여행 친구의 행동을 이해하고, 공감을 가지게 되었다. 감사하면서, 미안한 마음이 드는 순간이 바로 저자가 마주했던 그 순간일 것이다. 그런 순간들은 베푼 사람은 기억하지 못할 수 있지만, 베품을 받는 입장이라면, 그것을 영원히 잊지 못하는 순간이 될 수 있다. 어떤 상황에 대해서 자신이 소중했던 여행친구 다니쉬와의 만남들,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있으며, 그로 인해서 저자는 그 아쉬움을 잊지 않기 위해서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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