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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계 일주로 돈을 보았다 - 회사를 박차고 나온 억대 연봉 애널리스트의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지하경제 추적기
코너 우드먼 지음, 홍선영 옮김 / 갤리온 / 2018년 12월
평점 :
나는 무엇에든 잘 사로잡힌다는 게 문제다. 언제나 그랬다. 목표에 집중하다 보면 주변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멈춰야 할 때를 몰랐다. 그렇지만 지금은 아주 현실적으로 냉정하게 생각해야만 한다. 아르헨티나 위조지폐의 진실을 파헤치려다가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노쇠한 악한을 그의 근사한 집에 딸린 정원에서 인터뷰 하는 것과, 마약에 취해 미친놈처럼 총을 휘둘러대는 남자들과 한 방에 갇혀 있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지금 상황은 도무지 종잡을 수도, 손를 쓸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P81)
이 책을 쓴 저자도, 이 책의 주제도 독특하다. 런던 금융가의 애널리스트를 그만두고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던 코너 우드먼은 경제에 과한 저서들을 다수 편찬하였고, 이번에 등장한 신간 <나는 세계일주로 돈을 보았다>는 세계 곳곳의 경제의 특징들, 돈은 어디서 어디로 흘러가는지 다양한 실험들을 하고 있다. 여기서 실험이란 자신이 범죄의 표적이 되어서 연기를 하고 있으며, 뒤에는 누군가 그것을 관찰하면서 밀착 취재를 하는 거였다. 일상적이고, 보편적이면서, 상식적인 경제가 아닌, 검은 돈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지하경제의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 스스로 세계 곳곳을 여행하면서 , 스스로 범죄의 표적이 되었으며, 그 나라의 합법과 비합법의 경계선에서 ,지하경제베를 주도하는 이들을 관찰하고 분석한다. 어렵고 힘들게 돈을 버는 게 아닌, 쉽고, 빠르게, 그러면서 법과 제도의 경계선에서 돈을 버는 그들의 남다른 지하 경제 상식들을 들여다 볼 수 있으며, 세계 경제가 어떻게 흘러가고, 그들이 추구하는 돈의 흐름들을 들셔 보고자 하였다.
그들은 현지인들보다 범죄의 표적이 되기 쉬운 관광객을 노리고 있다. 대마초가 합법인 영국에서 그들은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 간다. 또한 스페인에서도 언제나 관광객은 그들이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표적이 될 수 있고, 5분 이내에 돈을 벌 수 있는 신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관광객을 납치하여, 그들의 호주머니를 털 때, 법과 제도가 가지고 있는 한계는 어디까지인지 볼 수 있으며, 금융 체제가 촘촘하다 하여도 그들은 얼마든지 그 안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자정을 경계로 하여, 그 전날 붙잡힌 이들의 호주머니 속에서 은행에 가면서 카드나 통장을 이용해 돈을 인출하면 , 하루 최대 인출금의 두배까지 인출할 수 있었다.
이 책에서 흥미로웠던 이야기는 바로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은 예수 그리스도의 성지가 있으며, 이스라엘 사람들은 관광객으로 장사를 한다. 그들이 시도하는 장사는 싸게 산 물건들 비싸게 파는 수법이며, 수천년전 살았던 예수 그리스도를 팔아서 이익을 남기고 폭리를 취한다.예수 그리스도가 살았던 시대에 나온 문화재와 유물이라고 소개하면서 팔게 되면, 관광객은 귀가 솔깃해 그 물건을 사가게 되며, 현지 공공기관들은 그런 행위들을 암묵적으로 눈감아 주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문제들은 비단 그들의 문제는 아니었다. 이 책을 읽게 되면, 우리나라에도 일어나는 범죄들이며, 새삼스럽지 않음을 재확인할 수 있다. 물론 납치나 위조지폐는 국내에서는 흔하게 일어나는 범죄의 유형은 아니며, 누군가에게 술을 마셔서 그들의 호주머니를 노리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은 제도가 바뀌면 범죄의 수법도 바뀌고, 그들의 돈의 흐름도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음을 이 책은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