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는 동화
정은진 지음, 윤혜지 그림 / 렛츠북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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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이는 그러나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 말았습니다. 그녀는 안경 씨의 대범함이 너무나 부러웠습니다.

"못하겠어요.부끄럽기도 하고, 민폐 같아서."
"할 수 있는데도 도움을 요청하는 건 민폐지만, 정말 할 수 없는 걸 도와 달라는 게 뭐가 어때서요. 사람은 다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잖아요."

"모두가 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라는 말을 덧붙이려다 띵이는 입을 다물었습니다.'존재 자체가 민폐다' '집 밖으로 왜 나왔냐'는 말을 실제로 들어본 적이 있었던 띵이입니다. 그녀는 모두가 비장애인인 사회 속에서 살면서, 최대한 폐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에 얽매여야만 햇습니다. 이 행동은 민폐가 아닐까. 또 저것은 괜찮은 걸까, 하나를 하더라도 온 신경을 쏟아야만 햇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 친구가 이런 말을 해 주기고 했었죠.
"넌 항상 '미안해' '고마워'가 입에 붙은 거 같아."(p150)


이 책은 동화적인 느낌을 가지고 있는 소설이다. 123456살 먹은 띵이가 지구에서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면서 느끼는 불편한 것들,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사회적 차별과 시선들은 차근차근 들여다 보게 되었다. 책에는 띵이와 함꼐 등장하는 또다른 아이 뻥이가 있으며, 뻥이는 비장애인으로서 띵이와 함께 우정을 쌓아가며 살아간다. 장애를 가지고 있는 띵이와 비장애인 뻥이의 대화를 들여다 보면서 서로에게 공감하고, 소통하면서 이해하는 힘이, 띵이에게 따스한 위로를 선물해 주고 있다.  비장애인은 장애를 가진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장애를 가진 이는 비장애인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두 사람의 대화를 보여주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민폐가 되는 존재가 아니라 , 서로 함께 가야 하는 존재라는 것을 부각시켜 주고 있다.


띵이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도 행복을 누릴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잊고 살아간다는 걸 절감하게 되었다. 장애를 가진 이들 또한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지고 있으며, 비장애인처럼 자신에게 주어진 사회적 책임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불편한 존재가 아니라, 미안해 하는 존재가 아닌,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것,그러한 토양이 우리 사회 곳곳에 스며들어야만 우리 사회는 지금보다 더 건강한 사회로 발전할 수 있고, 매 순간 스스로 민폐라 생각하는 삐뚤어진 생각들조차 지워 나갈 수 있다.결국 띵이의 생각들은 바로 우리 사회의 민낯을 비추고 있었으며, 앞으로 우리 사회가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어떤 사회적 역할을 해야 하는지 곰곰히 생각하게 해 주는 한권의 책이었다. 막연하게 비장애인은 장애인을 도와주는 존재가 아니며, 언제 어디서나 장애인도 비장애인을 도와둘 수 있다는 인식이 우리 스스로 깨닫게 된다면,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지금보다 더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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