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배우 한석규, 추억을 선물하다
김세나 외 지음 / 문화다북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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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 설경구, 송강호, 전도연, 그리고 한석규, 이런 훌륭한 배우들은 언제나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그것은 배우 자신과 그들이 연기하는 캐릭터에 대한 것 이상이다. 그들은 배우 자체에 대해서, 배우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필자가 한석규를 통해 보는 것도 그런 것이다. 그의 얼굴에 주름이 늘어날 때마다 보이는 것은 한 배우의 성장이다. 젊은 시절 정점을 찍었다가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고통을 통해 성장한 한 배우를 본다. 한편으로 아직 주름이 새겨지지 않은 곳을 보면 언젠가 또 다른 고민이 더해지면서 한 단계 성숙해지리라는 기대감이 든다. 그래서 배우가 연기를 통해 던지는 질문은 그들의 연기를 보는 나 자신에 대한 성찰로 이어진다. 매우는 작품과 시청자를 연결시켜 준다. (p240)


한석규라는 선굵은 연기자를 조망하고 있다. 1964년생 한석규는 다른 배우들과 달리 늦은 나이에 데뷔하였다. 1990년대 드라마 아들과 딸, 드라마 서울의 달에서 선굵은 연기를 보여줬던 한석규의 연기 스펙트럼은 선과 악을 넘나들면서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만들어 갔다. 익히 알고 있듯이 전도연과 함께 했던 영화 접속은 지금 우리의 정서로는 뭔가 과거의 인터넷,PC 통신에 대한 추억을 나타내고, 8월의 크리스마스는 한석규의 부드러운 이미지를 연상하게 된다. 하지만 영화 쉬리나 초록 물고기, 드라마 아들과 딸, 서울의 달, 뿌리 깊은 나무에서 보듯이 한석규는 평범한 얼굴을 가지고 있음에도 영화와 드라마 속의 캐릭터에 녹여들었으며, 장르를 불문하고, 자신의 존재 가치를 드러낼 수 있었다. 이 책은 특히 1997년 한석규 전성시대를 들여다 보고 있으며, 연기 경력 20여년의 기간동안 한석규는 어떤 작품을 선택하였고, 그 안에서 자신은 어떤 역할을 하였는지, 더 나아가 우리에게 어떤 질문과 그에 대한 답을 찾아 보도록 생각하게 한다. 연기자 한석규는 연기자가 가지는 특권, 연기를 함으로서 다양한 사람들의 역할에 몰입될 수 있었으며, 다양한 직업들을 끌어낼 수 있게 되었다. 인간의 선과 악의 실체에 깊숙히 들어가게 되면서, 인간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본성과 욕망의 실체에 접근하게 된다. 한석규의 연기 인생에서 그가 품고 있는 질문들이 연기로 나타날 수 있었으며, 그가 추구하는 선과 악, 아수라처럼 보여지는 그의 양면적인 모습들은 때로는 부드러운 남자가 되었으며, 때로는 서슬퍼런 악랄한 악의 화신이 되었다. 현대물과 시대물을 넘나들면서 과거와 현재를 조망하였던 한석규의 앞으로의 연기인생을 상상할 수 있게 되었으며, 나이에 걸맞는 배역을 할 거라 의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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