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모르면서 바일라 4
김태호 외 지음 / 서유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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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너 ,너  세디게..."
오미드가 쩍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세디게는 눈을 잔뜩 내리깔고 모르는 척 오미드를 지나쳐갔다. 오미드가 너,너, 하며 말을 잇지 못한 것은 동네에서 멀리 떨어진 시내 쇼핑몰에서 갑자기 세디게와 마주쳤기 때뭉이 아니다. 세디게는 히잡을 쓰고 이씨 않았다. 무슬림 여자들은 집밖으로 나갈 때면 항상 히잡으로 머리카락을 가리고 팔다리가 보이지 않는 긴 옷을 입어야 했다. 하늘이 무너져도 꼭 지켜야 하는 계율이었다. 오미드는 세디게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세디게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구불구불한 갈색 머리가 출렁거렸다. 세디게는 팔이 다 드러나는 짧은 소매 옷까지 입고 있었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p115)


한권의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여섯개의 테마로 분리되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우리 사회 곳곳에 스며들고 있는 다문화이다. 한국에 살면서도 피부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멸시와 무시가 가득한 별명을 지어서 부르게 되는데, 그로 인해 생겨나는 그들의 일상적인 모습들이 보여지게 된다.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 조심스러워지고, 때로는 일탈을 하는 그들의 모습들, 한국 이름은 김민주이지만 '콩'이러 보르는 이면에는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 고스란히 비춰지고 있다.



소설 <하늘이 두 쪽이 나는 날>은 어릴 적 나의 모습들이 자꾸만 비춰지고 있다. 소설 속 주인공 명근이 친구와 쓰는 용어들은 그때나 쓰는 말이었다. 청소년들의 일상적인 자화상 속에 그들은 또래만의 언어가 있고, 그 안에서 욕도 섞여 나오게 된다. 사실 그때는 그렇게 쓰는게 당연한 줄 알았다. 사회와 가족에 대한 반항, 자신이 할 수 있는게 적은 것에 대해서 불만을 느끼고 살아가며, 그것은 사회에 대한 일탈로 표현하고자 한다. 그런 것이 때로는 어른의 눈으로 보면 불확실하고 , 위험해 보인다. 그렇지만 그런 어른들조차도 명근이와 같은 시절이 있으며, 어른들은 그것을 망각하면서 살아간다. 아이들은 또래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어른들에게 자기만의 언어를 쓰면서 규정하게 된다. 그래서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전소리를 하고, 그럼으로서 때로는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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