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절한 계획
신세연 지음 / 바른북스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학생 이름이 뭐예요? 신원 확인해야 해서 그래요."
대답하지 않고 공허하게 천장을 바라보는 내게 간호사는 한 번 더 물었지만 여전히 대답하지 않고 있었다.
"정신이 좀 들거나 이야기할 수 있을 때 나 불러요."
포기하고 자리로 돌아가는 간호사를 작게 불렀다.
"선생님..."
내 소리에 간호사는 한걸음에 달려왔다.
"정신 좀 들어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름을 말했다.
"연...진...화.."
"학생 이름이 연진화에요?"
나는 고개를 저었다.
"죽은 사람이 연진화에요."
그렇게 나는 나를 스스로 죽였다. (p160)


삶과 죽음에 관한 한 편의 소설을 마주하게 된다. 이 소설은 두명의 주인공 차준건, 연진화가 등장하고 있다. 두 주인공 앞에 놓여진 죽음은 일상적인 노화로 인해서 생명이 끝나는 죽음이 아닌 죽음의 이유를 남겨 놓지 않은 자살의 형태였다. 어머니 민선화가 세상을 떠나고 아버지 차영하마저 세상을 마감하게 된 차준건에게 남겨진 타이틀은 바로 고아라는 또다른 불행의 씨앗이 드리워지고 명명되어진 또다른 이름이었다. 차준건과 다른 또다른 주인공 연진화 또한 자신 앞에 죽음이 드리워지게 되는데,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으며, 아버지 마저 세상을 떠나게 된다. 동생 연선화의 이유없는 자살, 그것은 연진화에게는 영원히 꼬리표처럼 따라 다닐 수 밖에 없는 그러한 죽음이었고, 인생을 뒤바꿔 버렸다. 자신의 이름 연진화를 스스로 죽이고, 쌍둥이 여동생 연선화로 살아가게 되는 연진화의 인생, 차준건과 연진화는 그렇게 씨줄과 날줄처럼 운명적임 만남을 가지게 되고, 자신들 앞에 놓여진 죽음의 배후에 감춰진 비밀들을 찾아 나서게 된다.


유서조차 남겨지지 않은 죽음은 살아남은 이들에겐 보이지 않는 죽음이었다. 기억에서 지우고 싶어도 지울 수 없는 주홍글씨처럼 새겨진 죽음 앞에서 무기력해지는 두 주인공은 가족의 죽음이 가져오는 고통과 슬픔을 만나게 되었고, 그고통 앞에서 살아남아야 했다. 소설은 두 주인공과 또다른 주인공이 나타나게 되는데, 미술관 관장 정지나 였고, 정지나의 아버지 정한수였다. 정지나는 한수그룹 정한수의 두번째 첩의 딸이었고, 그로 인해 자신의 삶이 점점 더 망가지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정지아와 차준건, 연선화로 살아가는 연진화와 정한수, 그렇게 그들은 자신 앞에 놓여진 죽음에 대해서 복수를 꾀하기 위해 살아가게 되고, 왜 가족이 자살하게 되었는지 찾아 나서게 된다 거대한 음모 속에 감춰진 권력과 돈의 실체, 그것이 두 사람의 앞길을 가로 막았던 또다른 이유였으며, 스스로 살아남아야 하는 결정적인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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