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과 서정시
리훙웨이 지음, 한수희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위원왕후의 시가 현실화되는 광경을 관조하는 사이 리푸레이의 주의력은 풀이를 기다리는 수수께끼가 앞 뒷면에 적힌 종이에서 잠시 벗어났다. 리푸레이는 이 장례가 위원황후의 시 내용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같은 점은 무엇인지 살펴보고 싶었다. 위원왕후가 리푸레이에게 함께 이곳에 와달라 부탁했다는 것은 자살을 결심한 이후가 분명했다. 지금 이 복잡다단한 상황과 위원왕후가 위원란에게 전해달라고 남긴 물건에 분명히 단서가 있고, 심지어 해답도 있을 것이다. 위원왕후가 자신이 '동행'하도록 조치한 만큼 장례의 모든 것이 수수께끼의 최종 공개와 무관하다고 장담할 순 없었다. (p57)


2000년 가오싱제에 이어서 2050년 중국의 열두 번째 노벨문학상을 타기로 했던 위원왕후가 노벨문학상을 타기 전 죽음을 맞이 하게 된다. 위원왕후 노벨상 수상 예약이 된 상태에서 죽은 이유는 무엇이며, 왜 죽어야 하는지 밝혀내는 과정에서 섞연치 않은 것들이 하나둘 밝혀지게 되었다. 그것은 위원왕후의 문학 작품 속에 담겨져 있는 비밀들이 드러나게 되었으며, 문학이 현실이 되어가는 과정들이 소설 속에 그려내고 있다. 그것은 왕과 모종의 관계 속에서 위원왕후가 왕에게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며, 위원란은 위원왕후의 의식을 들여다 보면서, 죽음의 이유를 찾아 나서게 되었다. 


이 소설은 앞으로 30년뒤 우리 미래의 모습을 펼쳐 나가고 있다. 의식공동체, 의식결정체, 영혼 이동이라는 뭔가 쉽게 이해가 가지 않으면서, 어렵고 복잡한, 우리의 미래의 과학 기술을 엿볼 수 있다. 점차 복잡해지는 세상 속에서 인간의 감각들은 컴퓨터와 과학 기술에 의해서 해체되고, 다시 조립되고 있다. 시각, 청각, 촉각은 그렇게 과학기술에 의해서 복사되었고, 모방되어 왔다. 그 가운데, 여전히 인간의 의식은 복제되지 못하고 있으며, 읽어나가고 있지 못한 상태이다. 미래에 나타날 가능성이 큰 양자 컴퓨터는 그런 인간의 의식구조를 해체하기 위한 발빠른 움직임이 현실이 되고 있으며, 인간을 그대로 복제할려는 행위들을 우리는 상상하고 꿈꾸고 있다. 


소설 속에서 의식공동체, 의식결정체, 영혼이동이라는 개념은 이렇게 탄생되었다. 인간의 의식을 복제 전송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동일한 의식과 뇌구조를 가지고 잇는 사람을 복제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어던 사람이 죽는다 해도 다시 비슷한 무언가를 만들 수 있게 된다. 하나의 과학기술이 탄생하면, 그것을 사람들은 다른 곳에 응용할려고 한다. 과학을 정치나 법과 제도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한 인간의 의식이 그대로 과학기술에 의해서 복사되었고, 업그레이드 되었다. 소설은 바로 그러한 서사적인 이야기를 그려내고 잇다. 우리가 미쳐 생각하지 못하던 것들에 대한 이야기들, 소설 <왕과 서정시>는 과학과 정치를 연결하고 있으며, 권력의 실체를 다시 들여다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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