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눈앞의 현실 - 엇갈리고 교차하는 인간의 욕망과 배반에 대하여
탕누어 지음, 김영문 옮김 / 378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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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시대 20년 동안 충돌이 끊이지 않았는데, 우리가 이상하게 생각하는 건 왜 충돌이 발생했느냐가 아니다. 충돌은 인간의 부패와 타락에서 연유하지도 않앗고 더더욱 그렇게 해석할 필요도 없이 그냥 '닥쳐왔을' 뿐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물어야 할 것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충돌이라는 이 오래되고 익숙한 상황이 춘추시대라는 '계단'에 당도하여 어떤 변화를 발생시켰는가? 충돌 그 자체의 상태와 내용을 포함하여 그리고 충돌 밖의 전체 세계를 포함하여 그 모든 것에 어떤 새로운 사물을 탄생시켰는가? 사람들도 이에 상응하여 무슨 새로운 경각심을 갖게 되었는가? 이렇게 질문한다고 해서 절대로 인간 행위에 대한 지속적인 탐구에서 두 손을 때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탐구 이전에 먼저 당시 사람들의 기본 상황을가능한 명확하게 인식하고 나서 계속 이엊디는 질문을 그 위에 자리잡게 하고, 그것을 하나의 바탕으로 삼으려는 것이다.(p369)


인간에게는 날카로운 이빨이나 손톱,발톱이 없다. 더욱 정확하게 말하자면 비슷한 체형을 가진 생물 중에서 인간은 체력도 그리 강하지 못하고 공격력도 매우 약하다. 그러나 인간은 연습을 할 수 있고 도구를 만들 수 있다. 이런 도구에는 각양각색의 살인 도구도 포함된다. 그리하여 충돌에 의한 인간의 살상은 마침내 가장 치명상이 부족한 상태에서 가장 치명상이 강력한 상태로 발전했다. 이에 이제 누구라도 우리가 거의 충돌을 일으켜서는 안 되는 막다른 골목에 몰려있음을 알고 있다.동시에 사자, 호랑이, 이리떼는 여전히 자신들의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만을 사용한다. 그것은 몇백만 년 동안 반복하면서도 크게 개선되지 않은 조상 전래의 살상 동작이다. 그것은 어쩌면 100퍼센트 과학적이라고 할 수 없는 이론인데, 총명한 두뇌로 훌륭한 문장을 쓴 동물학자 로렌츠가 제기한 것이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동물은 공격력이 강하면 강할수록 공격 본능을 억제하는 능력도 더 강하다는 것이다. 특히 동족 사이에서는 거의 모두 냄새, 소리, 일련의 의식 행위로 시위하고 협박하고 추방하는 행위에 그친다고 한다. 로렌츠는 그것이 생존과 진화의 필요성인데, 그렇게 하지 않으면 동족상잔으로 멸종하기 쉽다고 인식했다. 이 대목에 이르러 우리는 어떤 불길한 느낌에 젖는다. 그렇다. 바로 이어서 로렌츠는 이렇게 말한다. "인간의 생물적인 공격력은 매우 약하다. 따라서 인간은 몇 백만년동안의 진화 과정에서 공격 억제 본능이 불필요했거나 그것을 발전시킬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지구 생물의 생명 역사에서 동족상잔을 가장 심각하게 자행하는 동물이 되었다." (p404)


탕누어는 타이완인이다. 그의 저서 <역사, 눈앞의 현실>은 우리의 삶을 2000년전 노나라로 옮겨 놓앗다. 공자가 남겨 놓은 <춘추>라는 책, 우리 앞에 놓여진 것은 <춘추>가 아니라 춘추를 해석한 <좌전>이라는 두꺼운 한권의 책이다. 그 책은 공자가 쓴 <춘추.를 해석한 책이며, 그 안에는 노나라의 200여년간의 역사가 고스란히 채워져 있다. 여기서 작가는 왜 우리가 춘추시대를 들여다 봐야 하느냐 물어보고자 한다. 그건 노나라가 타이완의 현실, 대한민국의 현실과 흡사하기 때문이다. 강대국에 둘러싸여 약소국으로 살아야 했던 노나라는 스스로 살아남아야 했으며, 그 역사적 기록을 공자는 ,춘추>에 남겨왔다. 하지만 아쉽게도 <춘추.는 지금 현재 현존하지 않는다.


앞서 역사란 무엇이며, 우리는 왜 역사를 다시 들여다 보아야 하는지, 그 본질적인 물음에 다가가게 된다. 특히 인간의 모든 행위가 담겨져 있는 역사를 들여다 보면 과거의 역사는 점차 변화해 왔고, 새롭게 진화해 왓다. 과거의 생활양식 중에서 어떤 양식은 그 때는 허용되었지만, 지금은 허용되지 않은 것들을 알 수 있다. 근친결혼이나, 혐오스러운 인간의 행위들이 바로 그런 경우였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촘촘하게 연결된 법과 제도가 그것을 허용하지 않게 됨으로서 과거에 만연했던 일들이 이젠 음지에서 행해지거나, 사라지게 된다.


이 책은 노나라의 역사이며, 춘추 전국시대의 역사이기도 하다. 역사는 인간과 인간의 행위가 네트워크처럼 망의 형태로 연결되어 있다. 내가 하는 어떤 행위가 다른 사람과 전혀 동떨어지거나 멀리 있지 않다. 그건 나라와 나라 사이에도 적용된다. 한 나라의 면화가 다른 나라에 변화를 가져오고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것은 서로 화합할 수 있고, 충돌의 여지가 만들어진다. 책에는 바로 그런 이야기들이 기술되고 있으며, 그들의 삶 속에 외교와 전쟁의 역사를 만나게 되고, 그들은 왜 전쟁을 반복하는가에 대항 새론운 담론으로 이어지게 된다. 더 나아가 인간은 전쟁을 좋아하는가, 아니면 전쟁은 불가피하게 주어지는 것인가에 대해서, 공자는 그 시대의 상황에 따라 기술하엿으며, 우리에게 새로운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있다. 특히 5000년 중국의 역사 중에서 노나라 그 시대의 역사서가 중요하게 다루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약소국으로서 그들이 살아남기 위한 방편책은 지금 현재 전세계 여러 국가들에게 역사적 해법을 내 놓고 있기 때문이며, 그럼으로서 우리는 노나라를 들여다 보고, 공자가 남겨놓은 유산을 펼쳐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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