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는 제1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자신의 이론을 수정해야 했다. 그 전까지 그의 고민은 주로 성 본능에 관한 것이었다. 즉 성의 본질을 어떻게 이해할지가 문제였던 것이다. 특히 쾌락을 극대화하고 고통을 최소화하려는 욕망이 인간을 조종한다는 '쾌락원리 the pleasure principle'를 주장하기도 했다. 성인이 되면 쾌락을 추구하는 욕망이 과잉은 현실 인식이 통제한다. 인간이 사회에서 같이 살아가려면 각자의 욕망을 제한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전쟁이 끝난 후, 그는 새로운 고민을 시작했다. 과연 인간이 가진 공격성의 근원은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그에 대한 답으로 ,프로이트는 성 본능 뿐만 아니라 다른 본능이 존재한다고 가정했다. 성 본능이 새로운 삶과 새로운 것을 창조하려는 성질과 연관되어 있다면, 또 다른 본능은 활동적인 삶 이전에 고요한 상태로 회귀하려는 충동으로써 죽음을 유도한다고 보았다. (p54)
그 시대에 자크문트 프로이트, 칼 구스타프 융,알프레드 아들러가 있었다. 그들을 심리학의 대가라 부르고 있었고, 제1차 세계대전이 펼쳐지던 암울한 시대에 심리학이란 무엇이며, 인간의 본능에 대한 고찰이 있었다. 자크문트 프로이트는 자신의 일생을 다 바쳐서 인간의 무의식을 탐구하는데 열중하게 된다. 프로이트에 관심 가지고 있는 독자라면, 프로이트의 저서는 상당히 대중적이면서, 어렵다는 걸 깨닫게 된다. 도서관에 아무도 보지 않는 구석진 곳에 그의 전집이 꽂혀 있었고, 나는 그의 저서 중 대표작으로 언급되고 있는 꿈의 해석을 읽어 나간 적이 있었다. 머리에 배고 잠 자기에 딱 좋은 책 <꿈의 해석>에는 주석이 가득한 채 내 머리를 어지럽혀 나갔으며, 책 한 권을 꾸역꾸역 읽어 나갔던 기억이 났다. 물론 그의 심리학 이론을 제대로 이해한 것은 물론 아니거니와, 그의 저서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고, 환자와 의사의 관계 속에서, 환자들의 꿈을 분석하고 해석하는 과정에서, 환자들이 간직하고 있는 정신적인 문제의 근원은 어디에 있는지 찾아가면서 읽어 봤던 적이 있다.
이 책은 바로 프로이트의 심리학의 시작은 어디에서 출발하였고, 어떻게 흘러갔는지 분석하고 있다. 제1차 세계대전은 프로이트에게 꿈과 인간에 대해 분석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자신의 삶에 위기도 있었고, 전쟁에서 부상당한 환자들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욕망과 본능, 무의식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고차원적인 심리학을 접하게 되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완성하는데 있어서 전쟁은 아주 중요한 요소들 중 하나였다. 그는 그 기회를 잘 활용하였고,자신의 이론을 정립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모순을 발견하고, 그 모순을 타파하기 위해 가설을 세워나가게 된다. 특히 인간의 도덕적 관념에 관한 문제들, 성욕구에 대해서 프로이트의 분석은 상당히 깊은 수준에 다다르게 된다. 프로이트에 의해서 정립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수많은 논란과 비판 속에서 프로이트 스스로 그걸 확정하는데 공을 들여나갔으며, 지금까지 그의 심리학 이론 중 대표적인 것으로 손꼽히고 있다.
이 책 한 권을 읽었다 하여서, 프로이트가 남겨놓은 23권의 책을 이해했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그의 심리학의 근원은 무엇인지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으며, 참고도서로서 손색이 없었다. 그는 자신의 일생을 정신 분석학과 함께 해왔으며, 대표적인 제자 칼 구스타프 융과 논쟁 속에 결별하는 상황도 있었다. 하지만 정신분석학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자크문트 프로이트였으며, 이 책은 그의 인생에 대한 전기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