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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생활 심리백서 - 병영생활전문상담관이 알려 주는
김현정 지음 / 팜파스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그럼에도 많은 병사들이 이왕이면 좋은 선임과 임무를 만나면 군 생활을 잘 견딜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군 생활은 무얼 해도 힘드니까 덜 힘들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된다. 그래서 군 생활도 줄을 잘 서야 된다고 하지 않는가. 상담실에 자주 놀러 오던 어떤 병사는 상명인데도 막내여서 나에게 자주 하소연을 했다.
"상담관님, 제가 상병 3호봉인데 이 나이에도 막내여서 선임들 뒷바라지나 하고 있습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언제 막내가 들어오는지...우리 분과에는 사람을 안 줍니다. 계속 담당관님이 사단 인사에 연락을 하는데도 우리 쪽 특기병이 없어서 배치가 없다고 합니다." 그는 병사들이 소위 말하는 '군번줄이 꼬인' 경우다. 이렇게 군생활은 내가 원하는 대로 굴러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뜻하지 않는 일과 사람을 만날 때는 당황스럽지만 내가 일부러 그렇게 선택한 것도 아니고 나만 이렇게 되는 것도 아니니 자책할 것도 없고, 내가 불행한 사람이라고 비하할 것도 없다. (p160)
대한민국 사회에서 군대는 상당히 예민한 문제이다. 어릴 적 봤던 개그 프로그램 단골로 나왔던 군대 이야기는 다양하게 희화화 하였고, 최근에는 연예인들이 군대 체험을 하는 경우도 있다. 사람들은 방송에 나오는 군대 모습을 현실과 동떨어져 잇다고 말하지만, 그 방송이 나감으로서 군대에 대한 이미지가 제고된다. 때로는 모 연예인은 군대 문제로 인해 국내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 책은 현실 속 군대생활의 어려움음 무엇이며, 그 안에서 군인들이 겪는 심리적 변화를 들여다 보고 있다.
걱정과 불안, 기대. 이것은 군인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된 고민들 중 하나였다. 과거보다 군대생활 기간은 짧았고, 까라면 까야 하는 군대의 모습은 흐려지고, 옅어지고 있다. 하지만, 군인들은 그것을 피부로 느끼지 못한다. 부모 세대의 군대생활과 자녀의 군대생활은 차이가 나며, 그럼으로서 같은 군대생활을 공유하면서도 서로 생각이 교차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군대에 가게 되면 여자 친구들이 고무신을 거꾸로 신고 갈까 하는 두려움을 항상 가지고 잇으며, 휴가를 나와 다시 복귀할 때 ,군인들은 기물을 파손하고, 눈이 돌아가는 경우도 왕왕 있었다. 군대 안에서 수많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나고 있는 이유는 그 안에서 군인들이 간직하고 있는 내면의 문제들을 스스로 극복할 수 없는데서 생겨나는 또다른 문제들이었다. 저자는 바로 그런 군인들이 마주하고 있는 고민들과 고통과 불안들의 실제적인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서, 군인들은 어떤 것에서 문제를 느끼고, 혼자서 그 문제를 풀지 못하는 이유들을 자세히 들여다 보고 있었다. 특히 군대 내에서 폭력 문제는 많이 사라졌지만, 군대에서 계급에 따라서 생길 수 있는 변화들, 이병에서 일병으로, 일병에서, 상병으로, 상병에서 병장으로 계급이 바뀌면서 군인들의 생각은 바뀌게 되고, 사회에 복귀하면서 만나게 되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들여다 볼 수 있으면서, 공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