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토옙스키, 촛불 집회에 가다 탐 철학 소설 38
박영은 지음 / 탐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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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나는 기운을 잃지도 ,정신을 잃지도 않았습니다. 어느 곳에서의 삶이든, 그것 역시 삶이고, 삶은 우리 자신 속에 있는 것이지 결코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어떤 재난이 몰아닥친다 해도 의기소침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것, 그것이 인생이고 바로 거기에 인생의 과제가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나는 이 점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런 사고가 내 살과 피가 되었습니다. 
형 그럼 안녕! 나 때문에 슬퍼하지 마십시오, 지금까지 이처럼 건강하고 풍족한 영적인 생명이 내 안에서 고동친 적은 없었습니다. 오 하느님! 얼마나 많은 심상들이 떠올랐는지! 지금 이 순간, 나는 과거에 만났던 모든 사람을 기꺼이 사랑하고 포옹할 수 있을 것 같습닉다. 오늘 죽음과 대면하고 소중한 사람들에게 작별을 고할 때가 되어서야 그런 사실을 깨달랐습니다. 과거를 되짚어 볼 때 아무런 가치도 없는 일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허비했었는지요. 삶은 행복입니다. 매 순간이 행복의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p70)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 대한민국 사회는 큰 격동기를 마주하게 되었다. 세월호 참사를 둘러싸고 나타나게 된 사회의 혼란 속에서 한 나라의 지도자의 무능력함에 눈물 흘려야 했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슬픔을 마주하게 된다. 대통령이 탄핵되었던 그 과정에서 대한민국 국민들은 촛불을 들었고, 서로 연대하면서 함께 해 왔다. 그걸 우리는 촛불 혁명이라 부르고 있으며, 사람들과 서로 충돌하지 않므면서, 국민들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은 탐 철학 소설 서른 여덟 번 째 이야기 <도스토옙스키, 촛불 집회에 가다>이다. 도스토옙스키의 문학작품을 모른다면, 그가 촛불 혁명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의아해 할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삶을 들여다 보면 이해하게 된다. 그는 1821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태어났으며, 1881년 세상을 떠나게 된다. 그의 삶과 인생은 지금 우리 삶의 기준으로 보자면 불행한 삶 그 자체였다. 러시아 혁명이 일어나기 전에 태어난 도스토옙스키는 격변의 러시아의 모습을 만나게 되었고, 그의 가정사는 불우한 삶을 살아가게 되었다. 러시아의 시대적 변화와 지금 대한민국 사회 안에 보여지고 있는 시대적인 요구는 서로 상충되고, 흡사하다. 1837년 어머니 마리야 표도로브나의 죽음과 맏딸 소피야의 죽음, 자신에게 찾아온 불우한 삶은 연속적으로 일어났으며, 도스토옙스키는 28살 되는 해 사형선고를 받게 되었고, 영하 50도의 형장의 이슬 속에 사라질 뻔 했다. 자신에게 찾아온 불행이 연속되어지는 과정 속에서 도스토옙스키는 그 안에서 삶에 대한 가능성을 찾아 나가게 되었으며, 그것을 문학으로 승화시켜 나가게 된다. 그가 남겨놓은 수많은 작품들은 도스토옙스키의 삶과 연결되고 있으며, 지금 현재 촛불 집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 지 우리는 궁금하다.그에게 삶이란 무엇이며, 시대적 소명은 무엇인지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그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잇고, 우리는 시간의 스펙트럼 안에서 서로의 삶을 비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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