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어진 진실 - 우리는 어떻게 팩트를 편집하고 소비하는가
헥터 맥도널드 지음, 이지연 옮김 / 흐름출판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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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에 입각해서 역사를 조작하는 가장 간단한 형태가 생략이라면 가장 흔한 형태는 아마 '편향된 선택'일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편향된 선택에 아주 능하다. 이력서를 쓸 때면 매뉴얼이 없어도 나에게 유리한 과거 행적을 중심으로 면접관의 관심을 끌 수 있게 내용을 구성한다. 열 두살 꼬마에게 방과 후에 뭘 했는지 물어보라. 아마 숙제를 한다고 하지, 컴퓨터 게임을 한다고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역사를 선택적으로 설명할 경우 우리를 극단적으로 오도할 수 있다. 예컨대 어떤 역사적 사건을 아래와 같이 설명한다고 생각해보자. 잔실에 상당히 부합하는 내용이다.(p81)


뉴스에 관심이 많다. 매일 다양한 뉴스를 접하고, 그 안에서 내가 관심 있는 뉴스들을 스크랩한다. 뉴스 안에는 진실과 거짓이 공존하고 있으며, SNS 는 가짜 뉴스들이 선별적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이 책에는 가짜 뉴스를 다루지 않는다. 다만 진실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으며, 그 안에서 우리는 편향된 진실의 실체를 들여다 보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역사 교과서가 떠올랐다. 같은 역사적 사건임에도 상황에 따라 진실은 바뀔 수 있고,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진다. 단적인 예로 일제 시대 대한민국의 입장과 한국의 입장이 다르고, 월남 전쟁에서 베트남인의 입장과 우리의 입장이 다르다. 그건 역사적 사건 안에 존재하는 수많은 사건들 중에서 나에게 유리한 부분들만 선별적으로 선택하게 되고, 그것을 진실인 것처럼 둔갑시킨다. 책에는 바로 그런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으며, 우리는 진실을 어떻게 생성하고 소멸시켜 나가는지 분석해 보고 나열해 나가고 있다.


이 책을 읽는 이유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진실을 대하는 태도이다. 같은 진실에 대해서 사람들마다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다. 특히 기업이 이익을 추구할 때, 정치인이 자신의 목적을 채우려 할 때 , 진실을 고쳐 나가고 새롭게 만들어 버리게 된다. 특히 자신에게 유리한 것을 선별적으로 고르면서 맥락과 상관없는 진실들을 만들게 되는데, 그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점들이 현실이 되고 있으며, 그것에 대해서 진실이라 말하는 사람과 거짓이라 말하는 사람들이 공존하면서 갈등하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문득 현실 속에 드러나는 정치 이야기들이 생각났다. 그리고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을 현실과 접목 시켜 보았다. 지금 대한민국 사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들과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지지하는 이들이 분리되고 있다. 여기서 사람들은 각자 자신이 생각하는 진실들을 모으게 되고, 내가 지지 하는 것이 진실인 것처럼 살아가게 된다.이것은 갈등이 필연적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되고 있으며, 민주주의 이념은 그것을 정당화 시키고 있다. 정치에 있어서 '만들어진 진실'이 '민주주의'와 결합하게 되면, 어떤 문제들이 파생되는지 상상해 볼 수 있고, 사람들은 팩트보다는 스토리에 의존하게 됨으로서 스스로 편향된 진실을 인지하지 못하게 되는 부작용을 낳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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