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섬에 오라고 하지 않았다 - 이생진 산문집
이생진 지음 / 작가정신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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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은 누구에게나 있다. 권력이 많은 사람에게도 있고 재산이 많은 사람에게도 있다. 고독은 어디나 있다. 부산한 도시에도 있고, 외딴섬에도  있다. 살아 있는 도안은 고독의 연속이다. 고독 때문에 병나는 사람도 있고 그 병을 치료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그 병원 의사도 고독하고 간호사도 고독할 때가 있다.(p115)


어디서나 고독의 온도는 찻잔의 그것만 못하다. 그리고 고독의 공간도 그것보다 좁다. 커피의 양보다도 작은 고독의 양. 그것은 넓은 해상에서도 그렇고 시끄러운 도심에서도 그렇다. 그러나 고독을 이해하고 고독을 체험하려면 넓이는 좁을수록 좋다. (p136)


고독에 대해 말하고 있다. 고독은 우리 앞에 놓여진다. 시인이 쓰는 산문집에는 우리가 마나게 되는 고독의 깊이를 들여다 보고자 한다. 섬은 그 자체가 고독이다. 섬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망망대해 바닷가 장가운데에 섬이 존재할 수 있고, 육지와 인접한 곳에 섬이 존재할 수 있다. 섬에 등대가 서 있고, 등대엔 등대지기가 있다. 등대지기는 스스로 고독을 꼽씹는 존재이며,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자연 속에 내맡기면서 살아가고 있다. 


이신은 자연을 말한다. 자연은 정직하고, 자연은 거짓이 없다. 다만 사람이 정직하지 않고, 거짓을 드러낼 뿐이다. 알고 있지만 알 수 없는 것들, 그런 것들이 바로 우리 앞에 놓여져 있고, 그 안에서 우리는 살아간다. 삶 속에서 보여지는 수많은 생각과 오류들은 자연속에서 스스로에게 빛을 발하거나 때로는 자신을 감춰 버린다. 섬이라는 자연 안에서 사람의 존재 가치는 무엇일까. 쓸쓸함이 스며들어가고 있는 그 공간에서 사람은 점점 더 매말라가게 된다.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섬과 무인도의 차이는 여기에서 시작하고 있다. 섬은 우리보고 오라고 하지 않았다. 우리가 스스로 섬에 간 거였다. 스스로 고독한 존재라는 걸 드러내고 싶어서 섬에 가게 되었고, 섬에 들어가서 우리는 스스로 고독의 실체가 되었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섬과 고독, 자연과 자유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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