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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하게 산다는 것 - 불필요한 감정에 의연해지는 삶의 태도
양창순 지음 / 다산북스 / 2018년 10월
평점 :
담백한 관계란 '지나치지 않고 적절하게' 상대의 입장과 욕구를 배려하는 데서 시작한다. 더불어 상대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도 적절히 마음을 쓰며 내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 그런데 그게 말이 쉽지가 않다. '적절하다' 는 것이 사람마다 다 다르기 때무이다. 누구는 싱거운 음식을 선호하고 누구는 단맛을 선호하는 것처럼, 인간관계나 삶에서 '적절함' 이라는 정도를 쉽게 단정 짓기는 어렵다. '객관적'이라는 말도 마찬가지다. 대체 뭐가 객관적이냐는 질문을 참 많이 받는다. 그럴 때마다 내가 하는 말이 있다. "우리가 상대의 일에 대해 조언하는 것처럼 내 일에 대해 조언할 수 있다면, 그것이 적절한 것이고 객관적인 것이다. "(P58)
그래서 스스로에게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필름 되감기를 멈추고, 그 대신 내가 저지른 실수에 대해 관용을 베풀자고 생각한 것이다. 할 수만 있다면 그 실수에 대해 담담하게 웃을 수 있는 용기를 갖자고, 그동안 나 자신이 얼마나 '콘크리트'처럼 , 유연성 없이 살아왔는지도 깨달았다. 자기 집 담벼락에 나무를 잔뜻 심어놓아 스스로는 자연 친화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 나무 속에서 살기에 밖을 내다보지 못하는 사람도 있는 것처럼, 나 자신이 그렇게 살아온 건 아닌지 하는 반성도 뒤따랐다. (P93)
인생의 모든 부분이 그러하듯 절발할수록 , 원하는 목표가 클수록 불안감은 더 커지기 마련이다. 그러면 그 불안감이 우리의 뇌에 스트레스로 작용해 기억력과 판단력,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이는 우리가 절박하다고 느끼는 순간, 그래서는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불행한 선택을 하는 이유 중 하나다. (P129)
2018년 한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참 부침이 많은 한해인 것 같다. 세상이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돌아가지 않고, 의도치 않게 나는 그동안 하지 않았던 것들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세상이란 참 묘하고, 그런 거다. 내가 계획에 따라 딱딱 맞아 떨어지는 경우도 있지만,상황에 따라서, 현재에 따라서 그 계획은 언제나 유동적으로 바뀌게 되고, 새로운 변화를 시작하게 된다. 항상 사람들과 부침이 많았던 나였기에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담백하게 사는 것에 딱 꽂히고 말았다. 내가 담백하게 살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담백하게 살고 싶었던 것이고, 세상 사람이 내가 원하는데로 내가 이끄는데로 안 움직이기 때문에 담백하게 살기로 했다.
담백하게 살기 위해서는 먼저 나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사람은 내가 기대했던 것만킄 바뀌지 않는다는 걸 깨닫고 몸으로 느끼면서 살아가야 한다. 현실은 어떠한가, 그걸 깨닫지 못하고 사는 것이 태반이고, 항상 후회하고, 넘어지고 깨지게 된다. 담백하게 살기보다는 기대치를 높여 놓고 사람에게 예민하게 구는게 대다수이며, 나의 허물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인정하지 못하는 것우가 태반이다. 적당히 살라고 하지만, 그것이 잘 안 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담백하게 살고 싶지만, 나 스스로 담백한 삶을 살아가기에 충분히 마음준비가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억울한 순간이 있다 하더라도, 그 순간을 참아 넘기면 된다. 나를 객관화 하고, 제3자처럼 바라보면서, 내가 나 스스로를 조언할 수 있는 힘을 기르면 되는 거였다. 현실은 어떤가, 상대방에게 엄격하고, 나에게 관대한 모습이 바로 나의 모습이다. 그런 모습들을 보여주는 이유는 나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그러하게 살아가고 있으며, 그렇게 살아도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다. 더 나아가 내가 나 자신에게 관용과 용기를 베푸는 것, 사람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현재 내 모습을 바라보고, 관찰하면서, 나 자신이 절박하고, 절실하다고 하더라도 칼날을 잡아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