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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들이 노래한다 - 숀 탠과 함께 보는 낯설고 잔혹한 <그림 동화> ㅣ 에프 그래픽 컬렉션
숀 탠 지음, 황윤영 옮김 / F(에프) / 2018년 12월
평점 :
고양이와 함께 비계 단지를 보관해 둔 교회에 도착한 쥐가 비계 단지가 텅 비어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소리쳤다. "이제야 알겠어! 네가 새끼고양이들에게 대부가 되어 주러 갔을 때마다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네가 어떤 친구인지 이제야 알겠어!"
"한 마디만 더 했다간 봐." 고양이가 경고했다.
"아이 어떻게 네가......"
쥐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고양이가 쥐에게 달려들어 꿀꺽 집어삼켜 버렸다. 그리고 그런 것이 바로 세상의 이치가 아니겠는가. (고양이와 쥐의 교우)
"어, 할머니. 귀가 왜 이리 커졌어요?"
"네 말을 더 잘 듣기 위해서란다."
"어, 할머니. 손은 또 왜 이리 커졌어요?"
"너를 더 잘 잡기 위해서란다."
"어, 할머니. 입은 또 왜 이리 엄청나게 커졌어요?"
"너를 더 잘 먹기 위해서란다!"(빨간 모자)
그림 형제의 동화는 1812년과 1815년 처음 출간한 <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이야기 1,2>에서 시작되었다. 그림형제는 그 시대에 아버지 없이 성장히게 된다. 친척의 도움을 얻어 헤센주의 카셀에 있는 엘리드 학교에 입학해 수석으로 졸업하였고, 마르부르크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게 된다. 하지만 그림 형제가 눈에 보았던 것은 법학이 아닌 문헌학이며, 과거부터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온 고문서, 무용담, 서사시, 전설,신화, 우화, 불가사의한 이야기를 수집해서 발굴 보존하게 된다. 그들의 남겨 놓은 동화는 이렇게 시작되었으며, 첫 출간된 <그림동화>초판의 반응은 상당히 학술적인 내용들로 채워져 있었고, 재미없는 이야기들이 나와서, 반응은 썩 좋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굴하지 않았고, 1819년 <독일민담집> 이란 제목으로 출간된 영어 번역본은 풍자화가인 조지 크룩생크가 그린 삽화가 첨부되어서, 다양한 재미와 즐거움을 성사하였고, 1857년 210편의 이야기가 실린 판본이 완성되게 된다. 이 책은 바로 그림이야기 속의 동화 속 줄거리 안에 잔혹하고 음산한 이야기들만 뽑아서 출간된 75개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그림 동화 속 전체 스토리 전개, 이야기보다는, 그 안에 잔혹 동화로서 구현된 스토리만 짤막하게 담겨져 있으며, 그림 동화 스토리와 일러스트가 더해지고 있다. 한 권의 책 속에 우리가 알고 있는 개구리 왕자 이야기, 때로는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잡아먹는 냉엄한 현실과 세상의 이치를 깨우쳐 주는 <고양이와 쥐의 교우>,익히 우리들에게 동화 뿐 아니라, 만화,애니메이션, 영화로 잘 알려져 있는 <헨젤과 그레텔>은 18세기~19세기 그 당시의 정서나 구전동화의 특징을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이 책에서 소개되는 <빨간 모자>는 우리가 생각했던 해피엔딩이 아니라, 할머니와 손자 손녀간의 모습을 동화로서 잘 구현하고 있으며, 귀와 입, 손이 점점 커져가는 할머니의 모습들은 자신을 잡아먹기 위해서라는 걸 느낄 수 있다. 또한 이 책은 우리에게 해피엔딩과 교훈적인 이야기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동화가 가지고 있는 특별한 재미와 의미를 느낄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