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탄생 - 순간에서 영원으로 이어지는 시간과 문명의 역사
알렉산더 데만트 지음, 이덕임 옮김 / 북라이프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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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보다 세세하게 알고자 한다면 시간을 쪼개야만 한다. 하루 중 각기 다른 길이의 시간을 통해서 시간의 가치를 구별해내기란 어렵다. 그러므로 그리스에서는 시계가 어떠한 역할도 하지 못했다. 우리는 고대 올림픽 게임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경주자느 마차의 기록을 알지는 못한다. 당시는 그저 경쟁자를 이기는 것이 승리의 기준이었지 경주 시간은 상관없었기 때문이다.(p142)


일주일이라는 시간의 프레임은 페르시아의 니자미가 1197년에 쓴 매혹적인 서술적 형식의 <일곱 명의 지혜로운 공주 이야기>에도 등장한다. 여기에는 이 세상 일곱 지역의 일곱 공주가 등장하는데 이들은 일곱행성과 그것을 창조한 신의 의지에 따라 야생 당나귀라고 불리는 사산 왕조의 바흐람 왕의 배우자가 되어야 했다. (p248)


카이사르가 만든 태양력은, 시민년과 자연년을 서로 일치시키려면 4년마다 단 하루만 추가하면 된다는 이점이 있었다. 그 이전의 기나긴 여러 윤날과 임의적인 윤날의 추가 형식은 이로 인해 사라지게 되었고 한 해가 보다 분명하게 규정될 수 있었다. 


1538년 8월에 루터가 '달력이 전 세계를 지배한다'고 한 말은 선견지명으로 가득찬 명언이다. 오늘날 빵이나 꿀, 미네랄워터 같은 생필품 뿐 아니라 시장과 지급일,등록과 마감일 ,계약과 유효기간 혹은 복역 기간,직무 수행 기간 , 세금 납기일 등 모든 영역을 망라해서 지배한다. (p348)


1994년 북한이 행한 달력 개혁은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다.1912년 김일성의 출생 연도를 새로운 시대의 출발점으로 삼은 것은 그의 아들이자 승계자이며, 북한 주석이었던 김정일이다. 그 배결이 김일성이 주창한 주체사상인데, 중국에 의존하지 않고 국제 사회주의와 별개로 독립적인 지도자의 영도력을 강조하며 정치적 경제, 군사적인 민족사회주의를 주장했다. 세상의 중심은 중국이 아니라 자신들의 나라, 북한이라 본 것이다. 연도를 결정하는 데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핵심적인 부분은 정치적 이햇관계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p454)


해, 달,지구. 이런 것은 인간이 시간을 규정짓는데 중요한 요소들이다. 일년을 365일이라 지은 것도 마찬가지이고, 24시간이라고 만든 것, 1주일을 7일로 잡은 것도 마찬가지다. 한 사회의 권력자가 만든 시간의 개념, 종교적 권위에 따라 시간은 결정되고, 사회적 합의에 따라서 시간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지게 된다. 수많은 시간적 개념이 등장하고, 달력이 등장하였음에도 그것이 사용되지 않은 이유는 사회적인 합의가 의미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 책에는 시간은 왜 만들어지고, 시간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생각하게 되며, 인간은 어떻게 시간의 개념을 만들고, 그것을 고착화해 나가는지 그 하나 하나 짚어나가게 된다.


시간은 세상을 지배한다. 그것이 현실이 되고 있다. 지금 현대인들에게 시간은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시간이 돈이 되고, 시간은 경제적인 요소가 되고, 시간은 사람과의 약속이자 신뢰가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간은 하나의 권력이며, 권력을 가진 이는 시간을 규정하고, 족쇄를 채우게 된다. 누군가의 시간을 통제할려고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또한 우리은 스스로 시간의 굴레에 가두어 버리고, 스스로 그 안에서 움직인다. 사란과 사람 사이에 상호적인 관계를 맺고 약속을 만들고, 서로를 만나는 과정들은 우리 스스로 만든 시간의 개념들이 공통적으로 있기 때문이다. 나와 너 사이에 보이지 않느 시간의 개념, 24시간, 365일은 우리에게 똑같이 주어지고 있으며, 그 안에서 인간은 살아간다. 또한 역사를 만들고, 그 안에서 해석하고, 서양과 동양의 시간의 개념이 다름에도 지금와서 서로의 시간을 이해하고, 동시대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분석할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책은 700페이지로 상당히 두껍다. 하지만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시간의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시간은 인간의 모든 영역에 공통적으로 들어가고, 그 안에서 각 분야를 시간적 개념에 따라 해석하고, 분석한다.때로는 없던 개념들을 시간안에 채워 넣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중세와 근대가 시간의 테두리 안에 만들어졌던 이유는 여기에 있다. 그것은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 고대와 현대 사이에 보이지 않는 간극을 이해하기 위해서 만들었으며, 중세라는 개념을 역사의 테두리 안에 등장시킴으로서 우리는 지금 역사를 더 자세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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