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줄다리기 - 언어 속 숨은 이데올로기 톺아보기
신지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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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관점에서 사태를 바라보는가에 따라서 우리는 이렇게 극단적인 생각을 하게 되고, 그 생각은 우리의 서로 다른 언어 표현을 가져오게 된다. 이렇게 말은 그 말을 한 사람들의 관점을 드러내므로 말하는 사람이 그 사태를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는가를 알려준다. 그런데 위험한 것은 특정 관점의 언어 표현이 굳어져 버려서 사람들 사이에 많이 쓰이게 되면, 보토의 언어 사용자들은 그 표현이 담고 있는 관점에 무감각해져 버린다는 것이다. 그 표현이 어떤 관점으로 만들어진 표현인지, 그 관점이 자신이 바라보는 관점과 같은지 다른지를 확인하지 않고 그 표현을 사회적 약속으로 받아들이고 그냥 무비판적으로 사용한다. 그리고 그 표현을 만들어낸 사람들의 관점을 닮아가 바리게 된다. (p93)


언어는 미세하게 변한다. 지금의 언어가 내일의 언어와 다르고, 내일의 언어는 그 다음날의 언어와 다르다. 언어가 가지는 유연성은 상화에 따라서 시간에 따라서, 장소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내가 어디에 있는지에 따라 그들이 쓰는 언어가 있고, 나는 그 상황에서 적절한 언어를 모르면 침묵하게 된다. 한글이 가지고 있는 이러한 특징은 세대를 분리시키고, 성별을 분리 시킨다. 돌이켜 보면 우리가 쓰는 무의식적인 언어들 밑바탕에는 그 순간의 관저이 존재하며, 사회적 약속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 책은 언어, 이데올로기, 민주주의, 여성,남성, 불평등, 차별로 크게 요약된다. 수많은 언어들이 변하지만 여섯가지를 기준으로 언어의 특징을 구별하는 이유는 그것이 우리 사회의 해악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남성의 기준으로 쓰여진 언어, 기업의 기준으로 쓰여진 언어, 서양인의 기준으로 쓰여진 언어, 권력을 가진 이를 기준으로 쓰여진 언어에 대해서 명확하게 이해하고 숙지하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는 쓰고 있으며, 그것에 대해서 비판하거나 문제시하지 않는다. 사실 이 책에서 각하에 대한 문제제기는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대통령이 언어로서 문제가 되고 있다는 건 나로서는 조금 충격으로 다가왔다. 각하라는 호칭은 박정희 정권때 즐겨 써 왔으며, 그 사람의 딸이 대통령이 되자마자 다시 등장하게 된다. 대통령은 우리 사회에 암묵적으로 통용되는 단어이고, 거기에 해해서 언어적으로 합의된 상태이다. 문제는 그것이 가지는 권위가 우리 사회의 암적인 존재이며, 민주주의,헌법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장애인,장애자, 장애우, 이런 표현 또한 우리 사회의 또다른 골칫거리가 된다. 책에서 이 부분을 언급한 것은 과거 1988년 그 시대에 장애자라는 단어가 쓰여져 왔기 때문이다.여기서 장애라는 단어는 비 장애인을 기준으로 쓰여진 언어이며, 장애를 가진 이에 대한 배려가 없다. 그건 여성과 남성도 마찬가지다. 남교사는 없는데, 여교사는 있다. 여류시인은 있는데, 남류 시인은 없다.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 짚어 간다면 수백, 수천개가 될 수 있다. 돌이켜 보면, 당연한 것처럼 보여지지만 전혀 당연하지 않은 언어적 표현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 발견되고 있으면서, 거기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숙지하지 않고 살아왔다. 권력과 권위가 가지는 힘은 언어속에 스며들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런 일이 다시될 거라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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