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읽어야 할 명심보감 - 삶이 흘러가는 것이 보일 때면 명심보감이 들린다 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읽어야 할 시리즈
범립본 지음, 박훈 옮김 / 탐나는책 / 201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은혜와 의리를 널리 베풀어라. 인생의 어느 길목에서 서로 만나지 않겠는가. 원수와 원한을 맺지 마라. 길이 좁은 곳에서 만나면 피하기 어려우니라."(p15)

"나에게 선하게 하는 사람에게는 나 또한 선하게 대하고 ,나에게 악하게 하는 사람이라도 나는 또한 선하게 대할 것이다. 내가 이미 남에게 악하게 대하지 않았으면 남도 나에게 악하게 대함이 없을 것이다."(p16)

"삶을 보전하려는 사람은 욕심을 적게 하고, 몸을 보전하려는 사람은 명예를 피해야 하니, 욕심을 없게 하기는 쉬우나 명예를 없게 하기는 어려우니라."(p42)

만조할 줄 알아 항상 만족하면 평생토록 욕됨이 없고, 그칠 줄을 알아 항상 그치면 평생토록 부끄러움이 없느니라.(p62)

"사람이 비록 지극히 어리석을지라도 다른 사람을 꾸짖는 데는 밝고, 비록 총명할지라도 자신을 용서함에는 어두우니라. 너희들은 마땅히 다른 사람을 꾸짖는 마음으로 자신을 꾸짖고, 자신을 용서하는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용서한다면 성현의 경지에 이르지 못할까 근심하 것이 없느니라."(p69)

"남을 잘 책망하는 자는 사귐을 온전히 할 수 없고, 자신의 잘못을 용서하는 자는 허물을 고치지 못하느니라."(p77)

"천자가 참지 않으면 나라가 황폐해질 것이고, 제후가 참지 않으면 그 몸을 잃고 ,벼슬아치가 참지 않으면 형법에 의해서 죽고, 형제 간에 참지 않으면 서로 헤어져 살게 되고, 부부 간에 참지 않으면 자식을 외롭게 만들고, 친구간에 참지 않으면 정과 의리가 소원해지고, 자신이 참지 않으면 근심이 없어지지 않을 것이니라."(p89)

악한 사람이 선한 사람을 욕하거든 선한 사람은 전연 대응하지 마라. 대응하지 않는 사람은 마음이 맑고 한가로울 것이요. 욕하는 자의 입은 뜨겁게 끓어오르리라. 마치 사람이 하늘을 향해 침을 뱉으면 도리어 자기 몸에 떨어지는 것과 같으리라.(p90)

모든 일에 인정을 남겨두면 뒷날에 좋은 얼굴로 서로 보게 되느니라.(p92)

"평생에 눈썹 찌푸릴 일을 하지 않으면 세상에 이를 갈 사람이 없을 것이니, 큰 이름을 어찌 무딘 돌에 새길 것인가. 길 가는 사람의 입이 비석보다 나으니라."(p127)

"한가하게 살 때 삼가 신중하여 아무런 걱정거리가 없다고 말하지 마라. 걱정거리가 없다고 말하자마자 곧 걱정할 일이 있느니라. 입에 맞는 음식도 많이 먹으면 병이 되는 법이요. 마음이 즐거운 일이 지나면 재앙이 생기느니라. 병이 난 후에 약을 먹는 것보다 병나기 전에 스스로 예방하는 것이 나으리아."(p138)

하늘이 만약 정해진 법도를 어기면 바람이 불지 않더라도 비가 내리고, 사람이 만일 도리를 어기면 병에 걸리지 않더라도 죽게 될 것이니라. (p153)

"덕은 없으면서 지위는 높고 ,지혜는 적으나 이루고자 하는 바가 크면서 화를 당하지 않는 사람은 드물 것이니라."(p160)

"무릇 말은 반드시 충실하고 믿음이 있어야 하며, 무릇 행실은 반드시 독실하고 공경이 있어야 하며, 음식은 반드시 삼가 절제해야 하며, 글씨는 반드시 바르고 정확하게 써야 하며, 용모는 반드시 단정하고 장중함이 있어야 하며, 의관은 반드시 정제하고 엄숙함이 있어야 하며, 걸음걸이는 반드시 편안하고 점잖게 하며, 거처하는 곳은 반드시 정돈되고 조용하게 하며, 일을 할 때는 반드시 계획을 세워 하며, 말을 함에는 반드시 실천을 고려해야 하며, 항상 변치 않는 덕을 반드시 굳게 지니고, 허락할 때는 신중하게 응해야 하며, 좋은 일을 보거든 자신에게서 나온 것 같이 여기며, 나쁜 일을 보거든 마치 자신의 병처럼 여겨라. 무릇 이 열네가지는 모두 내가 아직 깊이 성찰하지 못한 것이라. 이것들을 자리의 오른쪽에 써 붙이고 아침저녁으로 보며 경계하노라."(p175)


내 나이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때면 섬뜩할 때가 있다. 특히 이 책을 마주할 때 그런 기분이 내 앞에 나타나고 있다.다른 책에 비해서 명심보감에 대해 애착을 보이고, 애틋함을 느끼는 것은 20여년전 고등학교 한문시간이 나의 추억의 한페이지 속에 있어서다. 일년 내내 초록책 명심보감 책으로 수업을 했던 한문 선생님. 그 시간이면 많은 학생들이 졸기 일쑤였고, 한문 선생님은 그들을 호통치는 게 다반사였다. 물론 나 또한 그 학생들 안에 속해 있었다. 내신이 아니면 특별히 들을 필요가 없었던 시간, 그 시간이 왜 있어야 하는지 그 이유조차 몰랐던 10대 어린 치기의 아이들은 명심보감을 펼쳐드는 이유조차 모른체 한문 선생님의 호통소리에 잠을 깨고 있었다. 지금 보자면 그것은 하나의 전쟁이었다.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공부보다 더 중요한 것을 하나라도 더 가르치기 위해서 ,아이들은 잠오는 자신의 눈꺼풀을 깨우기 위한 전쟁을 펼쳐들었고, 결국 나는 한문시간이면 졸기 일쑤였다. 지나고 보니 이제는 알것 같았다. 그렇게 한문 시간에 치열하게 수업을 진행하였던 그분의 메시지는, 공부하지 않아도 좋으니, 공책에 적지 않아도 좋으니, 삶에 대한 예의는 갖추고 살라는 거였다. 서열을 중시하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예의를 갖추는 것은 보이지 않는 무형의 가치이며, 사람들은 그 무형의 가치에 대해서 무시하고, 냉정하다. 어쩌면 우리 일상에서 망각하지 말아야 하는 것들을 망각함으로서 생겨나는 수많은 문제들을 쉽게 풀 수 있음에도 풀지 못하는 건 이런 이유가 아닌가 싶다. 왜곡된 교육 방식에 대해서 성토하면서, 내가 그 왜곡된 교육에 한몫을 하고 있다는 걸 자각하지 못하고 살아간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명심보감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이게 된다. 명심보감은 내 삶의 기준이고, 하나의 척도였다. 명심보감을 읽는다 하여,나에게 밥이 들어오거나 돈이 들어오지 않는다. 하지만 명심보감을 읽고 실천한다면, 기본적인 예의는 갖추고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 수많은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나와 전혀 다른 사람들과 살아야 하는 현실을 보자면,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고, 왜 살아야 하는지 그 기준이 명확해질 수 있다. 명심 보감 속에 인새의 지혜가 들어 있고, 유교적인 가치가 숨어 있으며, 우리 삶을 다시금 들여다 보게 된다. 매 순간 나의 삶과 남의 삶을 서로 들여다 보면서 나 스스로 나 자신을 경계하면서 살라고 , 그것이 명심보감 속에 온전히 들어 있다. 명심보감은 이해하고 , 말로 설명하는 게 아니라, 그 자체가 실행이고, 정신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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