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릴의 장례식은 금요일이다. 바로 내일, 그가 죽은 지 딱 일주일째 되는 날. 난 지금 학교에 있다. 관 속에 누워 있는 그의 모습이 어떨지,얼마나 많은 사람이 올지,그가 죽을 때 내가 그 자리에 잇었다는 걸 다른 사람들이 알게 될지..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썼다.그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중이다.월요일 저녁 뉴스에서 마침내 총격에 관한 소식과 칼릴의 이름이 등장했지만 '칼릴 해리스,마액거래 용의자'라는 타이틀도 함께 나왔다.뉴스는 칼릴이 총기를 소지하고 있지 않았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p111)
대한민국 사회에 어떤 굵직굵직한 사건 사고가 일어나면 항상 언론은 미국을 향하곤 한다. 미국은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한국은 이렇다 라고 꼬집어 말하면서, 미국을 배워야 한다고 언론은 자신의 주장을 합리화하고 있다. 그런데 언론은 미국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거나 회피한다. 미국에 일어나는 문제들이 한국에 일어나지 않는 것이 있다는 그 당연한 사실들 말이다. 바로 경찰이 민간인들을 무력으로 진압하고, 때로는 공권력을 활용해 총기를 쓴다는 사실이다. 대한민국 경찰이 총기를 사용하는 것이 제한적이라고 보면 미국은 정반대의 양상을 띄고 있다. 소설은 바로 그런 미국의 총기 사용 실태와 그로 인해 생겨나는 문제를 꼬집어 소개하고 있다.
칼릴이 죽었다. 그를 죽인 이는 경찰이며 이름이 아닌 1-15라 부르고 있다.그의 뱃지 속에 감춰진 그의 정체는 숨어 있었고, 반대로 칼릴은 언론에 대서특필하게 된다. 경찰 1-15의 행동에 대해서 정당성을 언급하면서 반대로 칼릴의 비정당한 행동에 대해서 동시에 접근하고 있다. 하지만 칼릴을 잘아는 16살 스타 스콧은 경찰의 무력적인 행위에 대해서, 칼릴을 죽인 것에 대해 정당하지 않다고 말한다. 스타 스콧은 말릴의 죽음을 목격한 이로서 자신이 약자라는 것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자신이 봤던 그 장면들, 경찰은 분명 잘못된 행동을 하였고, 칼릴은 언론이 주장하는 마약 중계상이 아니며, 가짜 뉴스를 흘려 보내고 있다. 스타 스콧은 분노하였고, 칼릴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서 해명하고 싶었다. 철저히 깔아 뭉개지는 그 순간에도 스스로 용기를 내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길을 선택하게 된다. 그것이 죽은 칼릴에 대한 예의이며, 죽은 이에 대한 산자의 의무라 생각하게 된다. 이 소설은 바로 그런 미국의 총기 사용에 대한 민낯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백인이 흑인을 죽이고, 경찰이 흑인을 죽여도 그들은 적은 형량을 받고 풀려나거나 무죄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사회적인 큰 방향을 일으키고, 서로 연대해 그 문제를 풀어나갈 것이다. 한국과 미국을 비교할 수 있는 사회적인 반향을 느끼게 하는 한 편의 소설이다.현실적이면서도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한편의 소설을 펼쳐 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