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세계시민의 자발적 이란 표류기 - 로하니 취임부터 트럼프의 핵 협상 탈퇴까지, 고립된 나라에서 보낸 1,800일
김욱진 지음 / 슬로래빗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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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본 이란 여성들은 거침이 없었다. 운전도 남자 못지 않게 거칠었고. 차에서 내려 옥신각신하며 다투는 여성도 부지기수로 봤다. 목소리 높여 말싸움하고 삿대질하는 모습을 보게 되다니, 그것도 차도르를 입고 말이다. 이란을 이해하고 사회에 동화되려면 단순히 이슬람 공화국의 틀로만 접근해서는 안 될 것 같았다. 국가적으로 이슬람 규율을 강제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그 속에서 틈을 찾아내려고 애쓰는 걸로 보였다. (p53)


이란에는 '터로프 Taarof'라고 불리는 빈말 문화가 있다. 터로프는 자신을 한껏 낮추고 일부러 상대방을 높여서 서로 체면을 지키는 이란의 언어습관이다. '거벨리나더레'가 대표적인 터로프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란 사람들은 특히 물건을 사고팔 때 돈을 대놓고 언급하기를 꺼렸다. 인간과 인간이 부대끼는 사회에서 응당 돈이 우선할 수 없다는 생각이 반영된 것이다.(p111)


이 책은 이란을 수개하고 있다. 부시가 언급한 악의 축, 핵보유국, 북한과 가까운 나라로 인식되고 있는 이란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이며, 때로는 두려움의 상징이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했던 이란은 이러한 평가는 잘못되었고, 친미 성향의 한국사회가 이란을 바라보는 편견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KOTRA) 에서 일하게 된 김욱진씨는 자칭 이란 전문가로서 이란의 민낯을 고스란히 소개하고 있다. 


이란이 아랍국가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중동에 위치하고 있지만, 이란은 아랍국가가 아니다. 실제로 그들은 페르시아어를 쓰고 있으며, 100년전만 하여도 페르시아였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한국인들은 많지 않았다. 미국 주도의 경제제재가 오랜 기간 동안 이뤄지면서 산유국임에도 불구하고,양질의 석유를 쓰지 못하고 있다. 산유국이지만 석유를 수입해 써야 하는 이란의 현주소를 엿볼 수 있다. 이란인의 대부분은 시아파이며, 수니파인 사우디아라비아와 경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란과 사우디의 관계는 한국과 일본과의 관계처럼 적대적이며, 이런 모습은 스포츠경기에 고스란히 비추고 있다. 이란이 축구 강대국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여기에 있었고, 이란에는 축구장 아자디 축구장이 있다. 이 경기장은 원정팀에게 악명높은 경기장으로 잘 알려져 있는 곳이다. 10만 이사의 관중들이 축구를 관람할 수 있으며, 이슬람 공화국 답게 축구 경기장 관람객은 전부 남자였다.


'로마에가 면 로마법을 따르라','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 이 두가지 속담은 이란과 밀접하게 연결되고 있다. 이란은 이란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문화와 관습이 있으며, 저자 김욱진씨는 이란에 적응하기 위해서 그곳의 법과 제도에 따라 살아가게 된다. 이방인으로서 이란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풍습들, 소수의 시아파가 지배하는 이란은 다수의 수니파로 인해서 그들만의 독특한 삶이 있다. 이란은 오랫동안 미국의 경제제재를 받은 국가로서 한국인으로서 한국에서 살아왔던 이들이라면 상당히 불편하고 , 문화적으로 열악하다. 그렇지만 이란인은 나름대로 적응하면서 살아가고 있으며, 이슬람 국가답게 이슬람 율법을 지키면서 살아간다. 하지만 이란은 우리가 지키고 있는 국제적 저작권법을 잘 지키지 않고 있으며, 전세계 프랜차이즈 기업의 또다른 짝퉁 기업들이 이란 곳곳에 있다. 또한 중국산 하면 조악하고, 형편없는 품질을 자랑하고 있는데, 중국산보다 더 조악한 품질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나라가 바로 이란이다.하지만 그들의 삶을 보면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이란인 특유의 긍정적인 삶이 있으며, 그들은 조금은 풀편하지만, 현실에 주어진 것들을 추구하면서 적응하고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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