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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와 카약으로 2만 km를 달려간 남자
이준규 지음 / 청년정신 / 2018년 10월
평점 :
나는 235일 17,190킬로미터를 달리는 동안 학교에서 배울 수 없었던 많은 것들을 배웠어.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는 법, 그 사람들을 믿는 법, 사람이 살아가는 방법, 자연을 사랑하는 법, 도움을 받는 법, 감사하는 법, 또 다시 도전하는 법, 서로를 인정하고 응원하는 법을 배웠지. 맨 처음 인천에서 출발할 때 ,시베리아에서 ,유럽 곳곳에서 만나 나를 응원해 주신 분들, 힘들고 정말 자전거에 오르기 싫을 때마다 항상 이런 분들을 생각하면서 힘을 얻었고 , 미소를 지으며 다시 달릴 수 있었어. 항상 전화로 위로와 격려를 해 준 부모님, 친구들, 형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어.(P185)
17190킬로미터라 하면 사람들은 감이 잘 오지 않는다. 42.195KM 를 400번 정도 완주한다면 , 17,190KM 에 가까운 거리가 나오게 된다. 자전거로 그 거리를 무동력 상태로 달리는 그 기분, 그 느낌은 해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고, 그것으로 인해서 그 사람의 인생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남들이 해 보지 못하는 경험, 같은 거리를 기차나 비행기로 간다면, 큰 어려움 없이 즐길 수 있고, 여유 시간을 다른 곳에 투자할 수 있다. 하지만, 남들이 해 보지 않는 길을 걸어간다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은 그 도전을 시작하기 전과 후는 확연히 차이가 날 수 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변화를 느낄 수 있고, 볼 수 있고, 읽을 수 있다.
자전거 라이딩을 해 본 사람들은 안다. 그 거리를 달려본다는 것만으로 설레임을 느낄 수 있다. 미지의 세계를 자전거에 의지해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간다는 것, 저자가 몽골을 거쳐 유럽으로 떠나는 길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고, 포기하게 만드는 위험하고도 무모한 도전일 수 있다. 미쳤구나, 너는 왜 그렇게 하니 물어보는 사람이 꼭 잇을 거다. 매일 100KM 이상을 달린다는 건 체력적인 문제 뿐 아니라 돌발적인 상황들이 연속적으로 나타나는 거였다. 몽골의 대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야생동물들을 마주했을 때 그 섬짓함은 스스로 죽음의 늪으로 빠져들 수 있다. 하지만 세상은 자신이 위험에 처해 있을 때 누군가 구세주가 나타난다. 저자의 구세주는 바로 커다란 트럭이다. 트럭은 자전거를 따라오는 피에 굶주린 야생동물을 쫒아내었고, 이준구씨는 자신의 남다른 유럽 여행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세상이 만들어 놓은 정보들과 자신이 직접 본 정보들, 내가 보는 세상이 내가 아는 세상의 전부였다. 하지만 우리는 세상이 만들어 놓은 정보들이 전부라고 생각하면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사람들을 믿지 못하고 의심하고, 함께 협력하지 않으며 살아가는 것을 당연시하고 살아간다. 하지만 저자는 여행과 도전 이 두 가지를 경험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여행 도중 만난 사람들과 대화를 하게 되었고, 그 사람을 만나기 위해, 1만 여 KM 나 떨어진 독일로 향하는 그 긴 여정들, 하나의 의미와 하나의 가치, 하나의 사람을 만나는 것,그러한 과정들을 겪어 본 사람들은 그 의미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 사람이 먼저라고 말하지만, 실제 사람을 우선시하지 않는 우리들의 일상을 보자면 이 책에서 저자가 보여주는 여행은 그 자체로 보자면 짜릿함의 연속이다. 때로는 자전거 라이딩 과정에서 추위와 더위와 맞서 싸우고, 자전거가 망가지면서 생기는 돌발적인 상황들, 그런 것들을 상상한다면 섬찟하고, 때로는 으슬으슬하다. 하지만 그 과정들을 포기하지 않고 끝마쳤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 남들이 느껴 보지 못하는 자신감을 얻게 된다. 사람에게 다가간다는 것이 크게 위험하지 않고,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아는 것, 누군가의 도움을 얻고, 응원을 받으면서 , 자신이 추구한 그 길을 감으로서 스스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얻게 된 거였다.저자의 남다른 도전이 부러우면서 나 또한 그 과정을 체험해 보고 싶은 욕구가 꿈틀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