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iddlepause: On Life After Youth (Paperback)
Marina Benjamin / Catapult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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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직업, 집, 아이들, 심지어 중요한 인간관계에 이르기까지 여태껏 내가 선택해온 모든 것에 대해 갑자기 다시 생각하게 되고 바꾸고 싶어지니까 . 하지만 이제 다 확고하게 자리를 잡아 바꾸기가 쉽지 않잖아." 그 친구는 인생의 후반기로 접어들자마자 갑자기 세상이 후진 기어로 바뀌면서 자신이 인생 전반기에 이룬 모든 것을 무너뜨리려는 것 같다며 ,중년이란 나이의 대담한 공격에 비틀거렸다. (p26)


'중년'이란 말이 보편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후반이었다. 원래 중년이란 말은 사회 경제적인 배경과 관련 있었다. 대서양 양편에서 제국주의와 산업화로 중산층이 늘어나고 생활이 풍요로워지면서 중년이란 말은 인구통계학적으로 자녀를 적게 낳는 추세와 연결되었다. (p88)


나는 그리 오래지 않아 이해하게 되었다. 나이 든다는 것은 세상을 누비고 싶어하는 두 발에 매달리는 대신, 마음을 진정시키는 다정한 말과 지루한 눈물과 짧은 한숨으로 스스로를 표현하는 때가 된 것임을, 그리하여 그녀에게 남은 유일한 일은 자신의 자아를 풍요롭게 하는 것뿐임을..(p195)


나이가 든다는 것은 서글픈 일이다. 한살 한살 나이를 먹어가면서 소년이 청년이 되고, 청년은 중년이 된다. 중년은 노년이 되어서 새로운 삶과 마주하게 된다. 죽음을 바라보는 나이, 죽음이라는 것을 피부로 느끼는 나이가 중년이라는 나이의 테두리 안에 있었다. 왜 우리는 중년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것이며, 중년은 나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이 책은 남성이 아닌 여성의 삶 속에서 중년을 바라보고 있다.그리고 중년은 인간에게 또다른 위기로서 인지하면서 살아간다.


중년은 나답게 살아갈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다. 하지만 우리 앞에 놓여진 그 시기의 삶은 또다른 위기와 만나게 된다. 100세 시대가 도래하면서, 인간의 수명이 늘어난 반면에 우리 몸은 그 변화를 크게 자각하지 못하고, 중년은 중년 그대로의 삶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쓸쓸함과 허무함을 느끼게 되는 그 나이에, 현대인들은 결혼이 늦어지면서 20세기 후반에 사람들이 생각하는 중년과 21세기 지금 현대인에게 사람들이 생각하는 중년에 대한 인식은 점차 바뀌고 있다.


그들은 나이가 들고 싶지 않다. 중년이라는 것을 잊고 살아가고 싶어한다. 중년이 지나면, 곧바로 노년, 시니어로 불리게 되는 그 상황이 불편하다. 여전히 청춘이었던 그 시기로 되돌아가고 싶은 욕망이, 과학기술과 의료 기술의 힘을 빌려서 자신의 전성기 시절의 과거로 되돌아가고자 하는 욕망이 그들에겐 언제나 숨어 있다. 폐경기가 오고, 자유로운 삶을 살게 되었지만, 심리적 압박은 여전히 중년에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 모습들은 이 책을 쓴 마리나 벤저민 뿐만 아니라 내 주변 사람들도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과거엔 중장년이라 불렸던이들이 이젠 장년이라는 단어조차 삭제하면서, 자신을 되돌아 보지 못하고 돌보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저자는 이제 결혼하고 십대 아이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데, 이런 삶의 패턴은 우리또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결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 경제적 활동 시간도 그만큼 늘어나야 하지만, 우리 사회는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고, 나머지 사람들에게 그것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죽음, 중년과 가장 밀접하다. 10대 청소년 어린 나이에는 죽음을 생각하지 않는다. 도리어 죽음을 생각하는게 이상하고 안타까운 거다. 하지만 중년이 되면, 자연스럽게 죽음을 떠올리게 되고 의식하게 된다. 나와 함께 살고 , 함께 대화를 하고 식사를 하던 사람이 갑자기 세상과 이별을 할 수 있다는 걸, 중년들은 매순간 자각하고 ,의식하고, 느끼며 살아간다. 중녀이 되면 허무함과 쓸쓸함을 많이 느끼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죽음과 허무함은 서로 상호작용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스스로 그것을 감춰버린다. 그래야만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불안과 걱정, 쓸쓸함과 허무함을 동시에 얻는 가운데, 그것이 내 몸 안에 층층히 쌓임으로서 스스로 가지고 있는 심리적인 위기에 노출하고, 다양한 부정적인 심리기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누군가의 분노와 아픔 ,쓸쓸함을 마주할 대 그 사람의 인생 스펙트럼을 들여다 보고, 그의 나이테를 본다. 그래서 중년을 잘 살아야 하는 이유, 중년을 잘 살아야 하는 이유에 관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이유는 중년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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