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당번 즐거운 동화 여행 76
김희철 지음, 이소영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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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일어나 보니 세상이 온통 까맣게 지워져 있었어요.보이지 않는 건 새린이지만, 엄마 아빠가 더 아파한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기억 속으로 자꾸만 숨어 버리려는 세상의 모습, 엄마 아빠도 예외가 아니었어요. 기억이 흐릿해지면 세상도 멀리 달아나고 말 거에요. 새린이는 시간만 나면 엄마 아빠에게 얼굴을 마사지해 주겠다며 부산을 떨었어요. 엄마 아빠 얼굴을 잊지 않으려고요. 그게 엄마 아빠를 한없이 아프게 한다는 걸 새린이는 미처 알지 못했어요.새린이는 너무 힘들어 마법사에게 마음을 털어놓았어요 "마법사, 나 힘들어." 에너지를 소모하지 말고 아끼세요.(p14)


이 책은 시각 장애인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동화책이다. 대한민국 사회를 돌아보면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 못해 열악하다. 시각 장애를 가진 이들이 밖에 나오지 못하고,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것, 음지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우리 사회가 장애인에게 제대로 된 혜택을 주지 못하고 잇기 때문이다. 특히 이 책의 제목 '소리 당번'이란 시각장애인이 홀로서기를 도와주는 하나의 교육과정이며,여기서 말하는 홀로서기는 일반인에겐 당연한 것들이 그들에게 당연하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된다.일반인들이 생각하는 홀로서기는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어 나가는 것이지만, 시각 장애인에게 홀로서기란 누구의 도움없이 스스로 도시를 나와서 주변 사람들의 도움없이 자신이 원하는 곳과 장소를 걸어서 가는 거였다. 세상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청각과 후각에 의존해 가는 그 모습들을 구체적으로 보자면, 그들은 우리가 쉽게 걸어가는 도로와 길의 구조들을 그들은 시각적인 도움 없이 가야 하며, 도로 곳곳에 있는 또다른 장애물들을 피해 다녀야 한다는 걸 볼 수 있다. 그것이 이 책 속에서 소개되고 있으며, 여기서 장애물이란 도로에 설치되어 있는 사물 뿐만 아니라, 사람들도 포함된다.그렇게 시각 장애인 중 누군가 소리당번이 되어서 리더가 되어 홀로서기를 주도해 나가는 것, 도로 위에 있는 점자 표지판은 시각장애인들에게 도로의 구조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지침서이며,그것이 없이 도로 위를 나선다는 것은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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