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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토론! 남 앞에서 말하는 게 제일 싫어! - 남 앞에서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어린이의 마음을 살펴보고 표현하는 재미를 일깨워 주는 생각동화 ㅣ 팜파스 어린이 28
박현숙 지음, 박예림 그림 / 팜파스 / 2018년 9월
평점 :
저는 강민동입니다. 저는 아빠의 성격을 그대로 물려받아 모든 면에서 다정합니다. 아빠는 기념일을 단 한 번도 잊은 적이 없고 엄마에게 선물도 꼭꼭 합니다. 제 생일에도 가족끼리 외식을 하고 축하한다며 아빠의 아들로 태어나서 고맙다는 말씀도 해 주십니다. 저도 앞으로 그럴 확률이 높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고 돈을 잘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혼하기 딱 좋은 사람은 성격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p88)
"둘 다 잘 들어라.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말해 주마. 너희 둘 다 사흘은 굶은 사람처럼 허리를 구부정하게 숙이고 말하는 거! 그거 고쳐야 해. 남 앞에서 노래를 부르든 말을 하든 가슴을 쭉 펴야지. 그래야 목소리도 나오고 발음도 정확하게 나오는 법이거든. 남들이 볼 때 자신감도 있어 보이고 말이다. 앞에 서 있는 사람이 자신 있게 말을 해야 듣고 싶은 마음도 생기는 거지. 구부정하게 서서 힘이 하나도 없는 말투로 말하면 누가 귀담아듣겠어?'보나 마나 한 말을 하겠지'라고 지레짐작해 서 듣지도 않아,알았어?"(p94)
발표를 잘 하는 사람이 나는 부러울 때가 있다. 언제 어디서나 자신을 내세울 줄 알고 논리 정영하게 말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부러운 이유는 내가 그렇게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람들 앞에 잘 나서지 못하고, 발표는 커녕 자기 소개보타 잘 하지 못하는 내 모습을 볼 때면 나 스스로 한심스러울 때가 있었다. 사람들 앞에서 누군가 얼굴을 보고, 그들과 눈빛을 맞추는 것이 나는 여전히 어색하다. 이 책 속 주인공 강민동의 모습을 보면서 내 모습처럼 느껴졌던 이유는 여기에 있다. 사람들과 제대로 대화하지 못하고,그들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는 나의 모습들, 그것이 이 책을 통해 자세히 묘사되고 있었다.
강민동은 새 동네에 부모님과 이사를 왔다. 첨에 다니던 학교에서 새로운 학교로 전학오면서 소라를 만나게 된다. 소라를 본 그 순간 민동은 그만 굳어버리고 말았다. 창피한 그 순간들, 민동은 자신의 그런 모습이 좋았던 건 아니었다. 사람들 앞에 나서지 못하는 건 민동 뿐 아니라 민동의 아빠도 마찬가지였다. 그로 인해서 회사에서 보너스도 받지 못하고, 민동은 자신이 원하던 선물도 사라지게 된다. 민동과 다른 아이, 민두는 그렇지 않다. 사람들 앞에서 발표도 잘하고, 토론도 잘하고, 남앞에서 말도 잘 하는 아이, 민동은 그런 민두가 부러우면서 얄미웠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민동에게 좋지 않은 소식이 들려오게 되는데, 그로 인해 민동과 소라 사이가 어색해지고 말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민동의 모습에 푹 빠져 들었다. 민동의 모습이 바로 내 모습이기 때문이다. 발표도 못하고, 우물쭈물 하고 있는 민동의 모습, 자신에게 최악의 순간이 찾아와도 스스로 궁지에 몰리고 말았던 거다. 그런 모습들이 나는 너무 웃으면서도 슬펐다. 바로 내 모습과 동질감을 느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