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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시산국 이바구 - 순우리말 바람 동시집 ㅣ 즐거운 동시 여행 시리즈 16
김이삭 지음, 정다연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18년 9월
평점 :
반구대 암각화랑 산일랑
누가
누가
발 오래 담그고 있나
누가
누가
숨 오래 참나
아주 가끔
골바람 편에
시합을 해요.(p15)
정자항 털게
털게는 아기 때도
어른이 되어서도
털이 많아
털보
노대바람 같은 놀림받아도
털
털
털
늘 웃는 성격 좋은
게(p31)
우시산국 아홉공주
신라에 소국이 된 왕국 있었네
거도 장군의 계략에 기습 공격당했네
말을 타던 왕과 왕자 포로가 되고
왕비는 아홉 공주 데리고
산속에 숨어 살았네
신분 숨기고 평민으로 가장하여
품팔이하며 살았네
왕비가 병으로 숨 거두자
아홉공주 어머니 시신 마당에 묻었네
그후
제각기 이웃마을에 뿔뿔이 흩어져 살았네
해마다 철쭉꽃 피면
아홉공주 어머니 무덤 왕릉답게 만들려고
치마폭에 흙 담아 봉분에 쌓았네
아름다운 전통
마을에 전해졌다네.(p54)
아름다운 동시 한편을 마나게 되었다. 책 제목 우시산국은 지금 울산 광역시를 가리키는 지명이다. 천년전 신라시대 작은 왕국이었던 우시산국이라는 익숙하지 않는 왕국의 이름이 울산에서 20여년간 살았던 저자를 통해서 다시금 회자되고 있었다. 아름다운 순우리말과 울산시가 가지고 있는 바닷가 해안도시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정취가 어우러져,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울산에 대한 색다른 기억들과 만나게 되었고 서정적인 느낌과 따스함이 함께 어울러져 있다.
이 책 한 편을 읽고 나면서 나는 10년전 기억들이 조금씩 조금씩 수면위로 떠올랐다. 나의 기억속에 남아있는 지인들이 울산 사람이었고, 특별한 인연 때문에 울산에 두 번 다녀온 기억들, 울산은 큰 도시임에도 불고하고 울산역은 상당히 작은 역사였던 기억이 나에겐 남아있다. 또한 울산 태화강과 동해안 경치가 어우러져 울산은 큰 공업도시로서 위용을 차지하고 있다. 이 책은 그런 내가 가지고 있는 울산의 모습이 아닌 울산이 가지고 있었던 온전한 과거의 해안가 시골의 모습들,시골 어촌을 연상하게 하는 바닷가와 연결되어 있는 다양한 바다 지명과 생테계를 시와 연결하고 있다. 미역과 멍게, 그리고 암구대 ,간절곶,철쭉,우시산국,이러한 이름과 바람에 대한 다양한 고유의 이름들과 지명들은 울산에서 볼 수 있는 특별하고도 소중한 가치들이며, 그것이 가지는 의미를 다시금 느끼고, 시를 통해서 잊혀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