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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두려운 사랑 - 연애 불능 시대, 더 나은 사랑을 위한 젠더와 섹슈얼리티 공부
김신현경 지음, 줌마네 기획 / 반비 / 2018년 8월
평점 :
'접속'과 '정사'를 포함해서 이 영화들은 모두 이처럼 '나'라는 개인을 발견하고 인정받을 수 있는 장으로서 사랑과 연애를 그리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 영화들의 등장인물들에게는 기존의 가족이 그리 중요한 관계로 등장하지 않습니다.'정사'는 중산층 이상에 핵가족 전업 주부가 주인공으로, 이 경우에도 기존 가족을 벗어나 '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장으로 사랑/연애가 그려지지요. 사람들은 이제 일터, 여행지,고향을 떠나온 도시에서 우연히, 캐주얼하게 만나고, 다른 어떤 조건 없이 '그 사람'이기 때문에 끌리고, 결혼과 상관없이 섹스를 하고, 그러다 헤어지지요. 여기에서 '어떤 것으로도 환원할 수 없는 나'는 오로지 그 사람에게 끌리는 감정으로만 설명되는 , 괸장히 낭만화된 개인으로 표상됩니다. (p62)
이 책의 주제는 페미니즘과 젠더, 섹슈얼리티이다. 대중화 되고, 상업적이며, 때로는 여성을 성상품화하고 있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영화와 TV 그리고 다양한 미디어 공간에서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비추고 있다. 세상의 모습을 여성과 남성의 프리즘으로 바라보고 있으며,미디어 공간에서 남성과 여성의 사랑의 변화와 대중과의 연결을 짚어나가고 있다. 1960년대 사랑에 대한 의미와 1970년대,1980년대,1990년대 지금 현재 우리가 만나고 있는 21세기의 사랑대 대한 의미는 항상 바뀌고 있으며, 그 변화를 눈으로 보고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이다.
이 책을 펼쳐 본다면 젠더에 대한 개념에 대한 이해, 저자는 젠더의 가치 뿐 아니라 대한민국 사회에 일상적으로 쓰고 있는 무의식적인 언어적 표현들 안에 숨어있는 폭력과 혐오의 실태를 바라보고 있으며, 그것을 어떻게 바꿔 나가야 하는지 사회적 성찰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뉴스를 틀면 나오는 데이트 폭력, 몰카, 여성혐오의 근본적인 원인은 어디서 기인하고 있는지 되짚어보고 있다.
2000년대 중반 여성의 소비에 대한 혐오 명명인 '된장녀'가 등장하게 된 배경에 이런 상황이 있습니다. 확장된 자아의식과 그에 못 미치는 노동 현실 사이에서 갈등에 처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장이 오로지 소비산업일 뿐일 때, 남성 중심적 온라인 장은 몇몇 사항들을 여성 전체의 특징으로 환원하여 혐오적으로 재현합니다.(p154)
'성공한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나 '아침형 인간' 같은 제목과 비교해보면 어떤가요? 이처럼 여성용 자기계발서는 바로 공적 노동자성과 충돌한다고 간주된 여성성의 특성들인 모성, 섹슈얼리티,외모를 자원화하라는 명령,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할 각종 전략들의 모음입니다. (p162)
대한민국 사회의 근간은 자본주의 사회이다. 자본주의 사회는 생산과 소비가 맞물려 사회가 굴러가도록 돌아가고 있으며, 그 과정을 들여다 보면 우리가 무엇을 생산하고, 무엇을 소비하는지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었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하는 소비의 개념은 사물이나 부동산, 주식, 생활용품처럼 보여지는 유형의 물건들을 소비하는 것 뿐 아니라 여성의 성, 즉 여성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젠더를 소비하려는 경향이 크다. 즉 이 책을 읽게 되면,여성의 성상품화는 시대에 다라서 어떻게 소비되고 있으며, 그에 맞물려 여성들의 의식구조는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찾아가 볼 수 있었다. 과거 여성들이 남성에 종속적인 사회적 구조 속에서 살아오면서'내숭'이 여성의 생존의 독특한 방법이라면, 이제는 그런 과정들이 점점 더 사라지고, 스스로 독립하며 자신의 역량을 사회 속에서 보여주는 새로운 변화들을 꾀하고 있었다. 또한 우리 사회 깊숙히 뿌리내리고 있는 남성적인 언어들을 바꾸려는 시도가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의 주도하에 남성들의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 미투 운동 뿐 아니라 위드 유 운동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또한 미투 운동으로 인해 상대적 역차별을 받고 있는 남성들, 여성들의 목소리만 듣고, 여론에 떠밀려 사회의 지탄믈 받고 있는 남성들을 위한 사회적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걸 이 책을 통해서 사회적 고민이 필요한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