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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 - 뇌과학과 임상심리학이 부서진 마음에게 전하는 말
허지원 지음 / 홍익 / 201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그러나 나를 출산했을 당시 부모님의 연령을 생각해 보면 그들이 얼마나 어렸고, 얼마나 미숙하게 우리를 통제하려 했는지 그 전체적인 광경을 그릴 수 있을 겁니다. (P28)
타인의 결점에 발끈하면서 불같이 화를 내거나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 자신의 영향력이 손상될까 싶어 타인을 험하게 비난합니다. 이렇게 자기의 자존감에 위협이 되는 모든 자극에 선제적인 공격을 시도하는 태도로 주위 사람들을 당황스럽게 만드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발끈'의 동의어는 '낮은 자존감'인 것입니다.(P42)
당신이 능동적으로 관계를 지켜내세요. 당신의 불안정 애착을 악의적으로 이용하려고 하거나 때론 비참한 기분이 들게 하는 사람들에게서 당신 자신을 지켜내세요. 모든 관계가 당신이 매일을 상상하는 그런 비참함을 동반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가늘지만 천천히 길게 이어지는 관계의 테두리 안에서 그렇게 우리를 안정 애착의 범주 안에 차츰 안착시킵니다.(P88)
채의 주제는 낮은 자존감이다. 내안의 낮은 자존감은 불식간에 나를 파괴시키고, 내 삶을 후회로 가득채워 나간다. 왜 나는 후회하고, 나는 발끈하고, 나는 누군가에게 분노를 하는지에 대해서, 스스로 이성적으로 사람과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고, 삐걱거리는지 되돌아 보자면, 내 안의 다양한 모습들이 존재하고 있어서였다. 내가 보여주는 다양한 모습들, 나는 왜 그런 불길에 뛰어드는 나비마냥 무모하고, 바보스러운 길을 스스로 자처하면서 살아가고 ,나는 왜 완벽을 추구하는 삶에 집착하면서 살아가는지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저자는 내 마음을 들여다 보고 있다. 내 안의 또다른 자아, 그 자아는 한가지가 아닌 다양한 자아로 분리되고, 나뉘어지게 되는 거였다. 자존심과 의존성,실패, 불안, 거절은 나 스스로 완벽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또다른 이유가 되고 있으며, 세월의 흐름에 따라 쌓이게 되는 관성은 습관이 되었으며 , 그것은 생존을 위한 하나의 자구책이 된다. 하지만 그것이 나에게 독이 될 때가 있다. 내가 추구해야 하는 삶의 방향과 어긋날 때 생기는 분리과정, 나의 이성적 판단이 감정적인 판단 보다 앞서 나갈때, 내가 형성했고, 층층히 쌓아 놓았던 나 자신에 대한 모든 것이 허물어지게 된다.
저자는 '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고 말한다. 책 제목이자 이 문장이 가지는 의미는 바로 내가 흔들리면서 살아가는 또다른 이유가 된다. 내가 나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살아간다면, 지금보다 덜 흔들리게 되고, 나는 덜 힘들어질 수 있다. 또한 내 삶에 대한 기준도 명확해지고, 내가 설정해 놓은 경계에서 벗어나지 않게 된다. 바로 이 책은 그런 나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며, 내 삶을 한 번 더 돌아보게 하는 자기 성찰이자, 주춧돌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