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보다 네가 먼저 왔으면 좋겠다
손승휘 지음, 이재현 그림 / 책이있는마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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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긴다는 게 고양이였어? 난 고양이 안 좋아해! 누가 고양이 키운다고 했어? 잠시 맡긴다고 해서 물건 맡긴다는 줄 알았지! 오빠 일본 가서 언제 올지도 모르는데 나더러 공부하면서 일하면서 엄마 아빠한테 재수생이라고 구박받으면서 어떻게 고양이까지 키우면서 살아?" 

"누가 똥고양이를 만났다고 그래?"(P17)

"난 장영채라고 한다. 곧 알게 될 테지만 나한테 찍히지 마라. 엄청 후회하게 될 거다."(P26)

"그래, 술이라는 거야. 인간들이 주로 마시는데 저런 심각한 냄새가 나는 아주 고약한 거야."(P67)

동물들이 등장하는 소설은 대체로 따스하다. 그 따스함 속에는 인간과 함께하는 다양한 삶의 패턴미 보여질 때도 있다. 때로는 인간의 삶을 비추고, 그 안에서 동물들이 바라보는 인간의 모습을 보는 경우도 있었다. 이 책도 마찬가지였다. 책 제목만 보면 어떤 내용인지 감은 오지 않지만, 책 표지만 보면, 무언가 띠스한 온기가 전달되고 있다.이 책을 펼쳐 보면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가 연상된다.

책 속 주인공 스미레와 장미는 영식과 함께 사는 반려 고양이였다. 말을 할 수 없지만, 인간의 삶을 들여다 보고, 사람의 말을 이해하는 아주 기똥차고 똑똑하고, 천재인 특별한 고양이였다. 하지만 그것이 스미레와 장미에게 때로는 피곤한 삶을 안겨주고 있다.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사람의 삶의 패턴을 제대로 본다는게 얼마나 피곤한지는 이 책을 통해서 알수 있다. 그래서 인간의 삶에서 느껴지는 구속된 삶이 아닌 자유를 선택하게 되는데, 그곳은 숲이었다. 사람들이 머무는 공간이 아닌, 숲이라는 자유로운 공간에서 스미레와 장미가 보여주는 그러한 자유분방함은 인간으로서 부러운을 느끼게 된다. 하루 아침에 두 냥이를 키워야 하는 집사는 바로 영식이 아닌 장영채가 되었다. 영채는 냥이가 자신에게 맡겨지고 일본으로 떠나가 버린 영식에 대해서 불평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자칭 마녀 집사라 불리는 영채가 가지고 있는 무서움과 불편함이 고스란히 묻어나 있다. 이 책은 하지만 따스한 온기가 곳곳에 묻어나 있다. 냥이와 함께 살아가면서, 우리 삶은 어제보다 좀더 나은 삶을 살아가게 되고 더 나아가 자신의 삶을 반성하게 된다. 그것이 이 책에서 보여주는 힐링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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