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점 반장 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 48
전은지 지음, 김고은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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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철, 너는 예전부터 친구들에게 이것저것 잘 빌려주고 애들 부탁 잘 들어줘서 그런 면에서는 이미 인정을 받았잖아. 지금도 충분히 잘 지내면서 친구들의 인정을 받고 있어. 그러니까 너를 반장으로 뽑아 준 거고, 그런데 너만 임원이 아니라 우리도 학급 임원이라고, 다른 임원들이 이렇게 힘들다는데, 이제는 심지어 같은 임원인 우리한테까지 이러는 이유가 뭐냐고!"(p107)


언제부터인가 학교 내 반을 이끌어가는 반장은 공부잘하고, 타에 모범이 되는 아이라 생각했다.나는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은 초등학교 3학년 때였다. 머리가 점점 더 굵어지고, 내가 하고 싶다. 하기 싫다가 분명해지는 그 순간 반장에 대한 기준은 점점 더 명확해져 갔다. 반장은 이래야 하고 저렇게 해야 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해 왔다. 지금처럼 반장과 부반장이 학기마다 다른게 아니라, 1년 내내 반장 부반장이 굳어졌을 때 그때는 그렇게 해 왔었다. '공부를 잘하고, 선생님의 말을 잘 듣는 사람=반장'이라는 공식이 당연하다고 생각한 것은 나뿐만 아닌 거였다. 이 책은 바로 그런 나의 생각과 편경을 깨주는 어린이 동화였으며,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유익한 책이다.


책 속 주인공 우철은 반을 이끌어가는 반장이다. 공부 잘하고 타에 모범이 되어야 할 우철이 수학단원 평가에서 높은 점수가 아닌 3점을 맞게 된다. 그것은 아이들에게 창피한 점수였고, 우철은 숨고 싶었다. 자신이 받은 시험지를 선생님을 제외한 다른 아이들은 알지 말아야 했다. 하지만 그 시험지가 어느 순간 사라졌고, 우철은 그로 인해서 힘들어졌다. 자신에게 처해진 상황이 쥐고멍에 숨고 싶을 정도였고, 시험지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친구들이 알기 전에 찾아야 했다. 그래서 자처한 것이 교실 청소였다. 착한 반장, 괜찮은 반장이 되기 위해서 청소를 자쳐한 것은 아닌 거였다. 이런 모습을 보자면 우철이 처한 그 상황이 상상이 된다. 하지만 우철은 감추고 싶어도 감출 수 없었다. 자신이 처한 난감한 상황들, 친구들은 그런 우철의 달라진 모습을 직감하게 된다. 우철은 친구들이 자신의 비밀을 알게 될까봐 예민해 있었던 거였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다정다감하지 못하고, 싹싹하게 대하지 못하였다. 친구들은, 하교 임원들은 그런 우철의 달라진 모습을 보면서 한마디 하였다. 우철은 그제서야 깨닫게 된다. 자신이 반장이 된 것은 공부잘해서가 아니라 다른 아이들에게 괜찮은 반장이었기 때문이라는 걸 스스로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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