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학자라고 새를 다 좋아하는 건 아닙니다만
가와카미 가즈토 지음, 김해용 옮김 / 박하 / 2018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 생일은 1973년 4월 11일, 새섬의 화산 활동은 다음 날인 12일 처음으로 기록되어 있다. 같은 아이일 뿐만 아니라 범우주적인 쌍둥이일지도 모른다. 그런 내가 새섬을 조사하게 되었으니 우연 이상의 무언가를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p29)

새는 시각의 동물임과 동시에 청각의 동물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지저귐은 청각에 의한 커뮤니케이션 발달의 증거이다. 소리 높여 노래하며 때로는 암컷에게 구애를 하고, 때로는 자신의 영역임을 선언한다. 밖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깃털 아래에는 훌륭한 귀가 숨어 있는 것이다.(p47)


일본은 국토가남북으로 뻗어 있기 때무에 면적에 비해 너른 기후대를 가지고 있다. 아한대인 훗카이도부터 아열대인 오키나와와 오가사와라까지, 지역에 따라 전혀 다른 환경을 품고 있다. 바티칸 도시국가가 아무리 찬란한 미술품을 가지고 있든, 몰디브 공화국이 아름다운 바다를 자랑하든 이것만큼은 흉내 낼 수 없다. 다양한 환겨은 일본의 자랑거리다. (p58)

안개 속에 점점이 새의 사체가 떨어져 있었다. 일상생활에서 새의 사체는 반물질과 함깨 소멸해버리기 때문에 눈으로 볼 기회가 적지만,미나미이오토에는 반물질이 없으므로 소멸하지 않는다. 그렇기는커녕 쥐나 까마귀 같은 사체가 더 좋은 나에게는 천국 같은 지옥도이다. 새끼를 많이 낳는 새의 사체는 풍요로운 자연의 증거다.(p70)

자연계에서는 매일 수많은 사체가 생산되는데, 그 대부분이 순식간에 소멸해버리는 것이다. 여우가 개똥지바뀌를 공격하면 사체가 생기지만 다음 순간에는 위 속에 들어가고 만다. 쇠약하여, 또는 사고로 죽은 새도 너구리나 까마귀가 재빨리 찾아낼 것이다. 생태계 안에서 사체는 쓸모없는 폐기물이 아니라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자원인 것이다.(p85) 

새의 오줌이 하얀 것은 요산이라는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새는 몸을 가볍게 하기 위해 몸 안에 여분의 수분을 비축하고 있지 않다. 그러므로 수분의 함유량이 적은 요산이라는 형태로 배출하는 것이 이득이다. 또한 알 안에서 배아 상태인 병아리는 오줌을 알 밖으로 방출할 수 없지만, 요산은 물에 쉽게 녹지 않기 때문에 알 내부의 환경을 더럽히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p112)

야생의 세계에서 비효율은 죽음과 직결된다. 포식자보다 운동성능이 낮으면 잡아먹히고, 사냥감보다 운동 성능이 떨어지면 굶어 죽는다. 동물은 적대 관계 속에서 군비 확장 경쟁을 하며, 운동 능력을 발달시켜왔다. 오랜 진화의 역사 속에서 잡작스러운 변이에 의해 다양한 형질이 탄생하며, 비효율적인 개체는 죽고 효율 좋은 개체만이 살아남았다. 멏억년에 걸쳐 시행착오를 반복하여 별의 수만큼 많은 실험체의 죽음을 거듭해온 끝에 시스템이 세련되어졌다. 덕분에 고작 25만 년의 역사밖에 안 되는 인류로서는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지혜의 보고가 만들어진 것이다.(p123)

인간이 있는 장소에는 쥐가 있다. 쥐는 인간을 정말 좋아한다. 그것은 대형 테마파크에서 돈을 잃어버려주기 때문도, 톰을 혼내주기 때문도 아니다. 인간 사회에서 발생하는 음식물과 환경이 그들에게 유익하기 때문이다. 농작물을 무척 좋아하며, 인간의 거주지에는 담비나 올빼미 같은 포식자가 적다. 먹이는 있되 천적이 없으니 극락이나 목욕탕 카운터 같다. (p142)


다한민국에 유명한 조류학자로 윤무부 교수가 있다. 그의 삶의 전부는 조류 생테계를 관찰하는 것이며, 대한민국에서 새가 가는 곳에는 언제나 윤무부 교수가 있다. 그의 새에 대한 남다른 관심은 우리들이 새의 생테계에 관심가지게 되었고, 환경보호를 왜 해야하는지 느끼고 , 생각하고, 고민하고, 성찰하게 된다.이 책을 쓴 가와카미 가즈토 씨 또한 조류학자이다. 자신이 태어난 해에 새섬에 화산폭발이 일어났고, 그것이 조류학자로서 자신의 절대적인 운명이라 말하는 그의 새애 관한 관찰 일기 속에는 새에 대한 운명적인 만남과 즐거움이 있었다. 그는 새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느껴졌으며, 일본이 가지고 있는 지형적 특징이 조류학자들에게는 너무나 중요한 가치로 부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철새 뿐 아니라 텃새를 한 나라에서 보고 느끼고,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대지역부터 , 열대지역까지 고루 분포되어 있으며, 화산활동과 지진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일본이 가지고 있는 천혜의 자원이 가지고 있는 특별함은 일본의 생테곌을 깊이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진다.


자연의 생테계는 인간의 생테계(?)와 차별화한다.인간의 생테계는 잔인하거나 잔혹한 행위가 용서가 되지 않는다. 인간의 법과 제도가 그것을 막아 놓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물의 세계는 자연의 생테계는 그렇지 않다. 때로는 자연 속에서 생과 죽음이 반복되고 있으며, 생테계안에서 비효율적인 것들은 비참한 운명을 맞이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자연과 인간의 차이점은 바로 인간이 인간을 죽이는 그러한 동족간의 죽임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이 있다. 자연 보호를 하려면 외래 생테계가 자연 그대로 만들어진 그 공간에 침투하지 말아야 한다는 그 당연한 진리와 만나게 되는 것이다. 어쩌면 인간이라는 또다른 생명체가 그들에게 외래종이 될 수 있고, 그래서 조류학자들은 자연을 관찰하고 보호하는 것 뿐만 아니라 관찰하면서 생기는 외래종의 반입을 스스로 조심해야 한다. 남들이 가지 못하는 곳에 머물면서 절대로 자연 생테계 안에 존재하는 불문률을 스스로 어기면 안 되는 거였다. 


이 책은 재미있다. 그리고 저자의 허세도 느껴진다. 조류학자로서 자부심도 느낄 수 있으며, 생테계안에서 인간의 역활이 무엇인지 알수 가 있다. 자연을 보호한다고, 외래종을 무분별하게 반입하는 행위는 또다른 자연 파괴를 잉태하고, 그것이 자본주의 사회의 맹점이기도 하다. 자연의 비정함을 느낄 수 있지만, 그것은 자연 속에 존재하는 순환의 원칙이고, 규칙이다. 그것을 고스란히 보존하는 것, 그것은 인간이 핳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