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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고쳐서 산다 - 후회하며 살 수는 없으니까
강지훈 외 지음 / 헤이북스 / 2018년 10월
평점 :
겁쟁이라는 건 정말 재미없는 일이다. 어쩌면 난 겁이 많은 게 아닐 수도 있었다. 잘 모르겠다. 어쩌면 약간은 겁이 나는 건지도 몰랐다. 아니면, 장갑을 잃어버리는 것쯤은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성격인지도 모른다. 문제는 어떤 걸 잃어버리더라도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p33)
우리들 곁에는 항상 삶과 죽음이 있었다. 그것이 불편해서 아니면 두려워서 애써 외면하고 살고 있는지 모른다. 문득 우리가 각자의 빛으로 아름답게 ,밝게 잘 살아야 하는 이유는 어떤 죽음으로 인해 살아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리를 하고 있는 사람, 요리사는 죽은 재료를 다시 음식으로 탄생시켜서 사람의 에너지를 만든다. 그래서 요리사에게는 필립 스탁의 이야기처럼 '인간의 모든 생산에서 가장 필수적인 요소인 우아함과 정직함이 있어야 한다' 고 생각한다.(p64)
도대체 누가 나를 여기까지 몰고 있는지 알아야 했고, 답을 찾기 무섭게 믿지 못할 사실을 마주해야 했다. 소송의 원고는 바로 내가 함께 창업했던 회사, 내가 함께 성장시켰던 회사였다. 오랜 시간 많은 노력과 애정, 헌신으로 키워냈던 회사는 각기 다른 지방법원 세 곳을 통해 가압류를 걸어왔고, 나는 곧이어 이 회사로부터 소송을 당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p87)
인생은 마치 단 한 번 주어진 여행과 같다. 서투른 첫 여행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전부다. 좋은 여행은 그 과정이 진실하고 행복했을 때에만 이루어진다. 내게 허락된 여행이 비록 꿈은 많았지만 결국 고통스러운 여향이 되었더라도, 계획은 많았지만 도달하지 못한 곳이 많았더라도 모든 순간 스스로에게 진실했다면, 그 과정에서 충실했다면, 함께했던 사람들에게 따뜻했다면 특별한 여행지의 기념품을 얻지 못했더라도 그럴듯한 랜드마크 하나를 세우지 못했더라도 충분히 만족스러울 것이다.(p110)
인생에서 어떤 선택을 할 때, 이전에 해왔던 것이 아쉬워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말자고 생각했다. 조금은 무모해 보일 수 있지만, 돌아보면 내가 하는 선택들의 모든 과정에서 겪은 일들이 새로운 일에서 반드시 씨앗이 되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의 역량이 되어 나타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p142)
나는 그런 네거티브한 일을 맞닥뜨릴 때마다 거기에 관여한 사람들의 모습이나 언행을 세밀히 관찰하는 데 주의를 기울였습니다.어차피 난감한 일을 겪어야 한다면 거기서 뭔가 도움이 될만한 것이라도 건져야지요.(p163)
타인의 기준으로 성공을 판단하던 시대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 여전히 다수의 생각에 비켜 살아가는 것이 조금 불안한 일이기도 하다. 끊임없는 자기 훈련을 요구하기 때무이다. 방향을 잘 잡고 감정을 잘 다스려야 한다. 타인의 조언을 받아들이면서도 본인만의 영역을 구축하는 일은 참 어렵다. 마음 속으로 '나는 완전한 인간이 아니라 온전한 인으로 살아가겠다'는 다짐을 오늘도 매일 한다.(p175)
못하는 걸 억지로 하여 들기보다 잘 하는 걸 열심히 하는 게 낫다. 작업도 그렇지만 수업 역시 내가 가진 가치관에 맞는 방향을 꾸준히 유지하다 보면 생각과 결을 같이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나는 '그림 그리는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보다는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과 더 취향이 맞다. (p199)
예술을 하면 굶어 죽기 십상이라고들 하는데, 따지고 보면 예술하다 굶어 죽은 사람보다 그냥 굶어 죽는 이들이 많다. '작가'로의 삶에 어려움이 커질수록 '인간'으로서의 삶을 견실히 살아가는 길에서 답을 찾아야 할 테다.(p215)
혹시 그들의 입장보다는 내 경험과 지식만을 의사결정과 판단의 근거로 삼고 있지는 않은가.그러다 보니 미숙할 수밖에 없는 그들의 태도와 산출물을 단지 노력과 열정이 부족한 결과라고 섣불리 판단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p242)
성별이나 세대, 지위와 상관없이 우리는 일상에서 수많은 '불편한 상황'을 만난다. 그것은 말이나 행동일 수도 있고, 미묘한 눈길이나 표정일 수도 있다. 별것 아닌 상황이 모여 우리는 불편해지고,편을 나누어 서로 미워하게 된다. 해결책은 어쩌면 간단하다. 감정적으로 불편한 상황에서 자신이 바라는 것을 표현하고 즉시 벗어날 수 있으면 된다. (p250)
누구나 자신의 길이 있다. 하지만 남이 결정해둔 기준에 자신을 맞춰놓고 사는 것만큼 괴로운 일은 없다. 반면 많은 사람들이 안정을 원한다. 안정을 얻기 위해서 포기해야 될 것들의 가치 판단은 다르다. 누군가는 회사에서 받는 월급의 50퍼센트는 회사 내에서 견뎌낸 인내심의 대가라고 말한다. 취업도 창업도 선택 방법의 하나일 뿐이다.(p322)
내 인생 고치고 싶다. 살다보면 한 순간 일어나는 그 무언가 떄문에 생겨나는 수많은 문제들, 그 문제들은 나 스스로를 옭아맬 때가 있다.내 앞에 놓여진 시간이라는 잔인한 속성은 나의 실수를 되돌리지 못하고, 바꿔 놓지 못하는 거다. 나이가 들수록 과거로 되돌아가고 싶은 이유는 내 삶이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해서이다. 그것은 내 삶이 가난하거나, 부자이거나 큰 차이는 없었다. 우리 사회를 보면 돈이 많은 사람도 그 나름대로 고민을 안고 살아가고 있으며, 가난한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변화들 속에서 예기치 않은 사고가 내 앞에 놓여진다면, 나는 그 순간 내 앞에 놓여진 인생을 고칠 수 있을까 , 깊이 생각하고 회상해 본다면, 사실 자신이 없다. 하지만 이 책에는 바로 그러한 삶을 살아온 이들의 인생 스토리가 있다. 자신의 분야에서 성실하게 살아온 그들의 삶을 보자면, 행복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내 앞에 놓여진 어떤 한 순간이 자신이 축적해 놓은 것들을 한 순간에 앗아가 버릴 때가 있다. 그럴 때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깊이 고민하지만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내 인생이다. 어떤 이들은 예기치 않은 불운이 찾아올 때 그 순간 자신의 인생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자신의 앞에 놓여진 인생을 인정하고, 유턴하는 방향을 선택할 수도 있다. 여기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내 인생을 포기하느냐 아니면 유턴하느냐이다. 시간은 우리에게 잔인하고, 때로는 따스한 희망을 주는 경우도 있다.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사람들이라면 그 순간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깊이 고민하게 된다. 그 순간 내가 무엇을 선택함으로서 그 결과에 대해서 스스로 온전히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반드시 내 앞에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선택은 후회를 낳고 후회는 때로는 억울함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내가 소비한 시간들과 노력들, 그 노력이 깊어질 수록 우리는 내 인생에 대한 상실감은 커져 간다. 그럴 때 내가 할 수 있는 건 내 앞에 놓여진 인생을 수선하는 것이다. 내가 만나는 사람들을 바꿔가고, 나의 삶의 동선을 바꿔가는 것만으로도 나는 언제든지 인생을 고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