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 대담 - 좋아하는 것을 잘 만들면서 살아남는 방법
이용재 지음 / 반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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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 만든 마카롱과 몇십년간 경력을 쌓은 파티시에가 만든 마카롱의 차이를 저는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같은 레시피로 만들었어도 다른 물건인거죠(p33)

전유라는 건 지중해 요리 전체와 관련된 '개념'을 사용하는 것이고, 재전유는 한국 사람들이 보다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어법'으로 만들어낸다는 의미입니다.가령 굴비 브랑다드에서 제가 염장 대구 대신에 사용한 굴비는 단순한 건어물이 아니라 한국의 식탁에서, 그리고 한국인들에게 더 큰 의미를 지니는 재료잖아요.(p58)

돼지국밥은 부산 사람들의 소울푸드입니다.(p100)

함흥냉면은 매운 양념을 기초로 하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분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함흥냉면집이  더 많죠. 입에 들어갔을 때 더 높은 만족감을 줄 확률이 높은 것이 함흥냉면입니다. 반면 평양냉면은 기술자를 구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만큼 그 기술이 비밀리에 전수되며, 동시에 고난이도의 조리 기술임을 예측할 수 있죠.(p102)

문화적 사대주의를 꼽습니다. 콤플렉스를 건드리는 말일 수 도 있는데, 쉽게 말해서 남의 것, 일식이나 프랑스 음식이 더 좋아 보이는 것이죠. 요즘 많은 미식가들이 한식에 중점을 두고 모던 한식을 하는 레스토랑을 찾지만, 레스토랑을 많이 안 다니는 분이 1년에 한 번 결혼기념일에 좋은 레스토랑을 간다고 하면 무조건 프랜치나 이탈리안, 즉 양식당이거든요.(p196)

저는 초콜릿을 한 잔의 술로 바라봅니다. 초콜릿과 술의 경계, 그 중간 지점에서 디저트에 집중하는 분에게는 부담 없이 바를 권하고, 당에 대한 부담감이 있는 분에게는 좋은 단맛도 있다고 제안하고 싶어요.(p326)


음식 평론가 이용재씨가 만난 요리에 있어서 일가견이 있는 10명의 요리 전문가들의 만남 속에서 그들이 마주하고 있는 요리에 대한 신념과 가치 추구, 요리에 대한 자부심, 더 나아가 각자 자기가 추구하는 요리의 특징은 무엇이며, 어떤 요리를 추구하는지 이 책을 읽어보면 찾아볼 수 있다. 이 책이 주는 독서를 즐거움이나 목적이라면 음식업과 연관되어서 자영업자로 새출발을 하고 싶지만, 용기가 나지 않은 사람들에게 요리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접할 수 있다. 특히 대한민국에서 한분야에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음식에 있어서 성공한 사람과 실패한 사람들을 상호 비교해, 실패에 대한 이유를 찾아보고, 성공에 대한 그들의 남다른 차별성은 어디서 기인하였는지 확인할 수 있다. 같은 레시피로 만든 요리라 하더라도 지역적인 특색에 따라 요리의 질도 달라질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이 마주하는 경영상의 어려운 점은 무엇인지 찾아보는 즐거움이 있다.


책에 나오는 함흥냉면과 평양냉면의 차이가 소개되고 있다. 실제 대한민국 곳곳에는 함흥냉면 음식점이 상당히 많다. 반면 평양냉면은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사실 이 부분이 상당히 의아했었던 게 사실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위원장의 만남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옥류관에서 먹은 평양 냉면은 북한 사람들의 요리에 대한 또다른 자부심이다.함흥냉면 요리점과 평양냉면 요리점의 차이를 엿볼 수 있으며, 비밀리에 전해져 내려오는 평양냉면 요리법을 재현하기 위한 그들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음식점에서 중요한 것은 요리의 재료이다. 특히 한국인들에게 김치는 빼놓을 수 없는 부메뉴이면서 주메뉴이기도 하다. 하지만 익히 알고 있듯이 해마다 배추 가격은 널뛰기 하게 되는데,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배춧값이 널뛰기 할 때마다 냉가슴을 앓고 있다. 과거처럼 배춧값이 안정적으로 공급되고, 싸게 팔렸던 것과 비교해 본다면 지금 이런 현상은 상당히 고무적인 현상이다. 자영업자들은 김치에 대해서 서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그들은 주음식에서 수익을 얻을 수 없는 부분을 음료에서 수익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해마다 식당에서 음료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바로 그들이 경영상 어려운 점을 보완하기 위한 또다른 자구책의 일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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