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악한 여왕 디즈니의 악당들 1
세레나 발렌티노 지음, 주정자 옮김 / 라곰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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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래야 하지? 넌 분명 이 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가씨야.아니, 내가 아는 한,모든 나라를 통틀어 가장 아름다운 여성이지. 네 아버지는 너의 미모를 담으려고 거울을 만든게 분명해."(p18)

"베로나가 거울이 깨진 것을 편지로 알려줬어. 내 맘이 몹시 상했지. 그래서 왕국에서 가장 솜씨가 좋은 장인들에게 거울을 고치라고 명령했어. 물론 당신 아버지에 비하면 기술은 떨어질 거야.원래는 결혼식 날에 누가 이 거울을 만들었는지 알려주려고 했어. 당신이 깜짝 놀라게 말이야. 여보, 당신 아버지를 기억나게 하는 물건을 선물하면 당신이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어. 이 거울은 장인어른이 손수 만든 작품이야.지금쯤은 분명 알았겠지."(p68)


"당신은 아이의 마음에 상처를 줬어요. 전 알아요. 그 표정,상심으로 고통받는 그 여린 얼굴이오. 어린 시절 아버지의 거울을 뚫어지게 계속 쳐다보곤 했죠. 바로 그 얼굴과 똑같아요. 아, 아버지는 정말 잔인한 남자였죠.진짜 짐승이었어요.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우리 어머니와 결혼한 사람이 그 남자에요. 그는 나를 끔찍이 싫어했어요. 네, 맞아요. 그는 나를 정말 싫어했죠.매일 '못생기고 쓸모없고 눈치 없는 계집애' 라고 얘기했죠. 그는 늘 그렇게 말했어요. 그런 말은 그가 내게 남긴 멍이나 흉터보다 깊은 상처가 되었어요.멍이나 흉터는 아물기라도하잖아요."(p114)


우리에게 백설공주는 디즈니 만화로 시작되었다. 선과 악의 대결, 백설공주와 새엄마, 이 두가지 양면 프레임을 들여다보면서, 신데렐라에 동정심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디즈니 만화는 새엄마의 마음을 투영하지 못한다. 그냥 단순한 스토리 속에서, 보여지는게 전부였고, 끝이었다. 하지만 소설 <사악한 여왕>은 백설공주가 아닌 새엄마 , 즉 여왕의 입장으로 써내려 가고 있으며, 그 스토리 속에서 여왕의 마음 속 감춰진 아픔과 상처들을 볼 수 있다. 


여왕은 거울장인의 딸이었다. 왕과 결혼하게 된 것도 와이 거울 장인에게 찾아오면서부터였다. 거울을 가진 이와 거울을 가지지 못하는 이들, 왕은 거울로 인하여, 거울장인의 딸의 미모에 반해 딸을 좋아하였고, 그것은 비극의 시작이 된다.용맹한 왕이 전장을 누비면서, 여왕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여왕이 가지는 마음 얹저리 속의 감정 변화들, 처음부터 백설공주와 여왕 사이에는 나쁜 감정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여왕의 마음 속 상처가 빚어낸 멍 자국들이 결국 백설공주에게 향하고 말았다.  


이 책은 흥미롭게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다. 여왕의 미모가 점점 더 사라지면서, 거울에 자신을 의존하게 된다. 자신의 미모가 하녀 베로나보다 미치지 못하다는 걸 진실만을 이야기하는 마법의 거울이 언급하면서 생기는 문제들은 그렇게 점점 더 마녀가 아름다움에 집착하는 또다른 이유가 되고 있다.자신보다 아름다운 이의 미모가 사라지지 않을려면 그 사람이 없어져야 한다.그래서 여왕은 자신이 가지고 잇는 힘을 이용해 그 아름다움을 지워버렸다. 돌이켜 보면, 여왕의 모습은 바로 우리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여왕은 아름다움을 추구하지만, 사람들은 저마다 꿈이 있고 목표이 있다. 그 꿈과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은 다른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낸다. 하지만 그것이 집착에 가까워질수록 처음 자신이 추구해왔던 것들이 무너지게 되고, 결국은 자신의 욕망조차도 사라지게 된다. 즉 여왕이 세 마녀루신다, 루비,마사의 유혹에 흔들리게 되는 이유도 바로 이런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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