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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알바로 세상을 배웠다 -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인생 사용 설명서
황해수 지음 / 미래타임즈 / 2018년 10월
평점 :
품절
첫째, 자신이 욕망의 주인이 되어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알아내야한다.
둘째,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지금 당장'해야 한다.
셋째, 어떤 일을 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그냥 그 일을 하는 것'이다.(p124)
세상은 교과서로 배운 것처럼
원리 원칙대로 돌아가지 않았으며,
아직까지 사회의 그늘진 곳에서는
법보다 주먹이 앞섰다. (p133)
내가 도둑질을 하는 것도 아니고
열신히 일하는 건데 왜 숨어야 할까?
난 왜 이일을 하는 게 부끄러울까?
왜 가족과 친구 앞에서 노점하고 있다는 걸 당당하게 말하지 못할까?(p137)
IMF 이후 대한민국은 많이 달라졌다. 정규직이 비정규직이 되고, 기업은 하청업체를 이용해 싼 가격에 똑같은 일을 하게 되었다. 최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대해서 갈등이 생겨나는 이유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들어오는 정규직의 불만과 같은 일에 대해서 적은 급여를 받는 현실에 대한 비정규직의 분만이 표출된 것이다. 이런 비정규직의 정점에 잇는 곳이 바로 아르바이트생이다. 저자 황해수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입학하지만, 4개월 만에 학교에서 나와 버렸다. 대학교에서 공부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던 거다. 대신 스스로 찾은 길은 일이었으며,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시작한 아르바이트 인생은 10년이 넘었으며, 27개의 아르바이트를 경험하게 된다.
책에는 바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겪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다양한 모습들이 그려지고 있다. 갑이 을을 찾치하는 것만 착취는 아니었다. 을이 을을 착취하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술을 스스로 배워 나가게 되는데, 내성적이고, 무대공포증, 발표불안 이 세가지를 모두 가지고 있었던 저자는 스스로 그것을 극복하는 것이 생존의 첫걸음이었다. 아르바이트에는 식당 서빙 뿐 아니라, 단순 노동직도 있었고, 하루종일 일했지만 그 안에서 자신이 가져야 할 페이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부당한 일임에도 스스로 항의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자신이 처한 상황이, 스스로 을 중에서도 을이었기 때문이다. 교과서에서 볼 수 없는 현실, 자기계발서에서 볼 수 없는 현실들이 이 책에는 기록되어 있다.
서비스에 대한 대한민국 국민들의 인식은 여전히 낮고 열악하다. 돈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돈을 받는 이들에게 당당히 요구하는 그들의 모습들은 당연함이 아닌 또다른 형태의 갑질인 셈이다. 우리 사회는 그들을 진상 손님이라 부르는데, 그들은 소수가 아닌 다수였다. 진상 손님을 대하는 업종에 있는 이들이 스스로 진상 고객이 되는 경우도 있으며, 우리 사회가 선진국의 반열에 오르지 못하는 이유를 바로 이런 사회적인 모습이 바뀌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권력은 우리 사회 곳곳에 있었다. 권력을 가진 이들에게 굽신거리는 사회적 구조. 돈이 권력이었고, 그들은 돈을 활용해 자신의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어쩌면 암묵적으로 그들에게 자신이 가진 권력을 이용해 우쭐 거리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저자가 노점상 아르바이트를 겪으면서 마주했던 수많은 일화들. 가족을 만나고, 친척을 만나고, 지인을 만나면서, 스스로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하지만, 그럼에도 부끄럽다고 생각하고 있다. 책에는 바로 그런 우리들의 보편적인 생각들, 차별과 편견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