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먹는 여자 - 읽고 쓰는 삶을 향한 예찬
최서연 지음 / 바이북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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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전 <행복을 퍼 주는 여자>를 읽고 작가 최서연씨와 책을 통해 만나게 되었다. 간호사에서 보험설계사로, 작가로 살아온 저자의 삶의 궤적을 보자면 내가 차마 따라가기 힘든 삶이 느껴졌고, 그것이 내 눈에 보였다. 열심히 살아간다는 것이 가지는 의미, 그 하나만으로도 누군가의 삶을 바라보게 되고 관찰하게 된다. 성실하다는 것, 그 하나만으로 그 사람을 보호해 주고 싶고,바라보고 싶고, 배우고 싶은 욕망이 꿈틀 거린다. 물론 작가 최서연씨의 신간 <책 먹는 여자>에서 작가 최서연씨의 새론운 변화, 새로운 인생이 느껴졌으며, 그녀의 버킷 리스트가 그녀의 새로운 변화의 시작이라는 걸 느낄 수 있다. 


"아가, 바쁘냐.? 엄마의 전화다. 38년생 엄마는 81년생 나를 '아가' 또는 '막둥이'라고 부르신다. 내가 전화할 때는 "엄마, 밥은?" 이라고 묻는다. 엄마와 나의 생존을 확인하는 인사법이다. 엄마는 나이가 드실수록 쉽게 상처받고, 눈물짓는 날이 많아졌다. 강철 심장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쉽게 금가는 유리 심장으로 변했다. 비가 오거나 , 추운 날 집에 계시라고 안부 전화를 하면 "전화해 줘서 고맙다"라고 말씀하신다. 통화 마지막에 "우리 막둥이 사랑해"라는 말도 스스럼없이 건네신다. (p41)


책에는 저자의 삶이 곳곳에 드러나고 있었다. 작가 최서연씨는 다섯 딸 중에서 다섯 째 막내이다. 최서연씨의 다양한 삶의 스펙트럼 속에서 나는 이 문장에 멈춰 버렸고, 두번 놀라게 된다. 첫번째 놀랐던 이유는 나의 작은 고모가 생각나서였고, 두번째 놀랐던 건 작가 최서연씨의 나이가 바로 내 동생과 같다는 점에서였다. 책 속 41페이지에 멈춰 버리고 읽었던 문장을 다시 읽게 된 건 돌아가신 친할머니가 생각나서였다. 그리고 나는 최서연씨의 삶 속에 작은 고모의 그림자가 비춰졌다.40대 후반에 낳은 작은 고모는 할머니의 눈에는 언제나 아가였고, 막둥이였다. 항상 만나면 티격 태격했던 고모와 친할머니 사이, 친척들이 모여서 고스톱을 치면 항상 고모는 친할머니를 타박하기 일수였다. 이제 세상에 떠난 친할머니, 고모의 카스 프로필에는 어릴 적 국민학교 때의 고모의 모습이 있었고, 그 옆에는 할머니의 모습이 있었다. 사진을 보자면 엄마와 딸의 모습이 아닌 할머니와 딸이 같이 소풍에 온 것 같은 그 모습이다. 나는 작가 최서연씨의 어릴 적 삶이 자꾸만 상상되었고, 지금 최서연씨의 삶,최서연씨의 삶 속에서 선택과 결정의 기준들이 바로 어릴 때의 삶과 겹쳐진게 아닌가 싶었다.


이 책에는 독서의 목적에 대해 말하고 있다. 책을 안 읽는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거나, 책을 읽은 후에도 큰 변화가 없기 때문에 책을 안 읽는다고 말한다. 반면 책을 읽는 사람은 책을 읽으면 변화가 있다고 말한다. 나는 전자 보다는 후자의 입장이다. 매일 매일 삼시 세끼 밥을 먹는다면, 그 안에 나에게 필요한 무언가가 남아있게 된다. 책을 읽는 것도 마찬가지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는 속담처럼 책을 삼시세끼 밥을 먹는 것처럼 책을 먹는다면, 그 안에서 내 삶은 조금씩 바뀌게 된다. 그것이 쌓이고 쌓이게 되면, 내 삶은 하나의 변화의 소용돌이의 중심에 놓여지게 되고, 사람들의 삶 속에서 그동안 내가 해 왔던 삶에 대해 반성하게 되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 위한 준비를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 책에서 작가 최서연씨께서 소개하는 책 속의 도다른 책 이야기들은 독자들에게 독서의 시작이 되는 하나의 과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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