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아끼기로 합니다
김준 지음 / 카멜북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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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각자의 기준이 있다. 그 기준은 모두 달라서 내 기준에서 잘해 주었다고 해도 상대방의 입장에선 전혀 그렇지 않을 수 있다. 사실 그런 기준의 간극이 관계를 힘들게 만든다. 나의 최대가 상대의 최소라면 그 사람과 나는 처음부터 인연이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게 연인 사이든 친구 사이든 말이다. 그래서 나는 여태 서로 맞지 않다는 이유로 수많은 인연을 지워왔다. "우린 안 맞는 것 같아"라고 말하고 떠나 버린 적도 있고, 말없이 조금씩 멀어진 적도 있다. 어쩌면 관계에 있어서 많은 노력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기다리면 내게 꼭 맞는 사람들이 오겠지. 나와 맞지 않는다면 어차피 떠나겠지. 이런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관계가 처음부터 퍼즐 조각처럼 딱 맞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우리에겐 서로 맞추어 갈 수 있는 가능성이 주어질 뿐이다. 나는 여태 그 가능성을 소중히 여기지 않았기에 수많은 인연을 놓쳤다. (p80)


책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있다. 대부분 상처에 관한 이야기다. 살다보면 내 마음과 다른 사람들이 존재하고, 나는 그들과 가까이 하고 쉽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내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물길을 돌려 버린다. 이유없이 파도에 휩쓸리기도 하고, 돌부리에 넘어지기도 한다. 시간이 흘러 아파했던 그 순간이 추억처럼 남아있게 되지만 그것이 결코 지워지지 않는다.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시간이기에 그 순간이 아쉽고, 소중하다. 


이 책을 읽는다면 나만 그런 건 아니라는 사실에 위로를 얻는다. 나만 상처받는 건 아니며, 나만 아파하고, 힘들고,슬퍼하는 건 아니라는 거다. 나의 슬픔의 파이가 누군가가 마주하고 있는 슬픔의 파이보다 작다는 사실에 위로하게 되고, 그 안에서 나는 나 스스로를 이해하고 , 인정하게 된다. 그런데, 그것이 삐걱거리고, 어긋날 때가 있다. 내 편인 줄 알았는데, 내 편이 아니라는 사실에 나는 그들을 의심하게 되고, 그들은 나를 의심한다. 책을 읽으면 그 안에 담겨진 이야기들이 내 앞에 놓여진 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 나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었던 이유,나 스스로 위로 받는 순간이 찾아온 이유는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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