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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운명 (특별판)
문재인 지음 / 북팔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2009년 5월 23일 노무현 대통령은 서거했다. 그 서거조차 국민들에 의해서 조롱거리가 되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보수 언론과 부수 색채를 가지고 있는 네티즌들은 얼마든지 망자를 공격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자살에 대해서 우롱하고, 조롱하면서 그 뒤에 숨어있는 배후가 누구인지 의심하는 대한사회의 민낯에는 그 누구도 맏지 못하고, 신뢰하지 못하는 정서가 만연해 있었다. 대한민국이 이제는 안전하지 못하다는 인식이 우리들에게 불안의 실체가 되어 가고 있으며, 유명인들의 죽음은 우리를 더욱 더 가슴미어지게 만들고, 희망보다는 절망이 나 자신에게 가깝다는 걸 느끼면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야기와 문재인 대통령의 이야기가 한꺼번에 담겨져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안타까운 삶으로 인해 자신의 이야기를 남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가운데, 그의 삶과 대조적으로 전 OO 대통령이 남겨놓은 회고록이 불현듯 생각나게 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만남은 인연이었으며, 운명이었다. 서로의 삶이 씨줄과 날줄로 엮이면서 같은 생각을 하는 이들은 만날 수 밖에 없는 운명을 지니게 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1975년 학창시절 구속된 전력으로 인해서 사법 고시에 합격하였지만 판사가 되지 못했다. 검사로 임용되어서 판사가 될 수 있는 길이 있음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변호사로서의 길을 걸어가게 되었다. 책에는 피난민이었던 부모님이 거제도에 정착함으로서 문재인 대통령은 판자집에서 태어나 가난한 삶을 살아가고 , 그 안에서 변호사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그려지고 있다.
강인한 청년 문재인은 그렇게 변호사 노무현과 만날 수 있었고, 민변으로서 변호사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향하게 된다. 학생운동으로 인해 고초를 받았던 그들의 삶은 서로가 같은 운명 공동체였고, 노무현 대통령이 김대중 대통령에 이어서 국가의 지도자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하지만 그것은 독에 든 성배였다. 깨끗함과 신뢰가 무기였던 청문회 스타 노무현은 그의 강직함이 도리어 자신의 운명을 바꿔 버렸다. 민정수석이었던 문재인은 그 자리를 나와 히말라야로 떠나게 되는데, 그로 인해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대한민국 최초로 탄핵인용 되었던 노무현 대통령의 변호사로 자쳐 하였던 문재인 변호사는 그렇게 노무현과 함께 하게 되는데, 대한민국의 운명의 소용돌이로 인해서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될 수 있었다.
이 책은 두 사람의 이야기가 그려지고 있다. 여느 지도자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그 이야기들 속에서 나는 무슨 교훈을 얻어야 하는지 생각하게 된다. 어차피 우리는 삶과 죽음 속에서 벗어날 수 없다. 저마다 각자 꿈과 목표를 가지고 살아가지만, 그것조차 가능한지 불가능한지 자신조차 알 길이 없다. 죽음의 그림자를 마주해야 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느꼈을 그 깊은 회한은 우리가 미래를 위해서 어떤 선택을 하고 결정을 해야 하는지 하나의 가늠자가 되지 않을까 고민하게 되고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