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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우화
류시화 지음, 블라디미르 루바로프 그림 / 연금술사 / 2018년 7월
평점 :
"아버지, 이제 우린 어떻게 할까요? 우리가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우리 삶에 대해 참견하고 지적하지 않을까요? 전 이해가 가지 않아요. 자신들의 일도 아닌데 왜 우리 일에 나서죠? 각자의 삶을 살아가면 되는 것 아닌가요? 아버지는 왜 아무말도 안 하셨죠?
"아들아 ,우리가 어떻게 한다고 해도 사람들은 참견하고 지적하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그들보다 가진 것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우리보다 가진 것이 없으면 그들은 우리가 자신들보다 못한 존재라고 여긴단다. 그것이 세상의 이치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다."(p178)
지혜는 절대적이지 않고 상대적이다. 지혜가 없으면 우리는 항상 후회를 반복하게 된다. 지식이 없으면, 사람들은 금방 내 앞에 놓여진 어떤 상황을 금방 이해하고 인정하고, 포기하지만, 지혜가 없으면, 내 앞에 놓여진 상황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하고, 인정하지 못하소 포기하지 못하게 된다. 특히 어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방치될 때 우리가 느끼는 생각들을 들여다 보면 우리에게 지혜의 중요성은 어떤 의미인지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은 우화이다. 폴란드의 헤움이라는 특별한 장소에 바보들이 모여 살고 있는데, 그들을 사람들은 바보라고도 하지만 현자라고도 부르고 있다. 천사들의 실수로 인해 바보들이 모여 살게 되는데 그들은 그들 나른대로 지혜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남들은 어렵게 문제를 푸는 반면 혜움의 현자들은 문제를 쉽게 풀어가고 있다., 헤움에 있는 사람들은 자급자족하면서 가난한 삶을 살아가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행복은 그들이 왜 지혜로운 현자라 부르는지 알 수 있다.
헤움이라는 동네에서 현자들의 삶은 서로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가난하지만 부족함이 없는 동네, 그들의 선택과 결정을 외부에서 들여다 보면 바보스러운 선택과 결정이라 보여질 수 있다. 항상 자신이 가져야 하는 것들을 가지지 않고, 소유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면서 각자 자신들의 직업을 소중히 여기면서 살아가기 때문이었다. 다양한 직업은 있지만 은행이 없는 헤움이라는 곳, 그곳만의 특별한 삶들이 이 책 속에 우화처럼 엮여져 있었다.
우리가 지혜롭지 못한 삶을 살아가는 이유는 바로 행복을 지금 당장 간직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 앞에 놓여진 행복을 소유하지 않고, 물질적인 소유를 우선한다. 현재의 행복보다 미래의 행복의 파이를 더 크게 바라보고 있었다. 헤움에 살아가는 희당의 늙은 랍비, 수완 좋은 중매쟁이, 돈 많은 보석상, 가난한 학교 교사, 푸줏간 주인, 참견하기 좋아하는 여자, 빵 가게 유리창으로 바깥을 보는 빵 장수, 구두 만들 재료가 없는 제화공, 그들에게 바보라 부르고 현자라 부르는 이유는 그들이 재물을 추구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삶 그대로 살아가고 있으며, 남들에게 눈길을 주지 않는 삶을 살아간다. 물질적 소유에서 자유로운 삶, 언제든지 문재가 있으면, 자신이 가진 것들을 내려놓을 준비가 되어 있는 그들의 삶이 지혜로운 이유는 무엇이며, 우리는 왜 지혜롭지 못한지에 대해서 한 번 더 깊이 숙고하게 된다. 우리의 삶을 들여다 보면 내 앞에 놓여진 문제를 풀지 못하고, 문제를 풀기 위해 놓은 해결책이 또다른 문제를 만들어간다. 이런한 우리들의 자화상이 바로 이 책에서 말하는 우화적인 요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