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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대로 사는 게 뭐 어때서? - '남'이 아닌 '내'가 만들어가는 인생을 누리는 자유로운 영혼들을 위한 행복한 이기주의
강이든 외 지음 / 치읓 / 2018년 4월
평점 :
사람들은 말한다. 이제 아들을 위해서라도 툴툴 털고 일어나 열심히 살아야 하지 않겠냐고, 그게 위로란다. 내가 얼마나 큰 고통을 겪고 있는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그걸 위로라고 말한다. 그런 말들이 더 큰 상처가 되는지도 모른 채 말이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고통에 별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이 떠난 상실감을 절대 공감하지 못한다 . 피부에 난 가벼운 상처처럼 시간이 조금 지나면 금방 괜찮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p85)
우리는 보통 역경 속에 나를 일으켜 세워줄 천사를 찾는다. 그러나 어떠한 절망속에서도 나 스스로 일어나야 한다.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기대려 하고 일으켜 세워주길 바라는 것은 자신을 한없이 나약하게 만든다. 절망 속에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떻게 가야 하는지는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한다. 그것을 알게 되기까지 상처도 많이 받고 사람들도 원망한다. (p88)
삶은 참 가혹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세상에 태어나 처음 겪어보는 이 모든 상황은 내가 감당하기엔 너무나 힘들었다. 사랑하는 남편과의 사별의 충격, 사랑하는 아빠와의 영원한 이별의 아픔 속에 힘겹게 버티고 있는 아들, 그 아들을 지켜보며 찢어지는 내 가슴, 그 아픔을 뒤로하고 내가 감당해야 하는 유족의 권리,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한다 해도 여전히 허무한 상실감, 그 모든 것이 나에게는 처음이었기 때문에 나는 매 순간 무너지고 또 다시 일어서야 했다. (p93)
세상 사람들은 나답게 살라고 한다. 나답게 살라는 게 뭘까, 왜 세상 사람들은 나보고 나답게 살라고 하는건지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 보고 꼽씹어 보게 된다. 나답게 산다는 건 내 의지대로 내가 선택하고, 내가 선택한 것에 대해 결과에 대해서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항상 내가 선택한 것에 대해서 그 결과물에 대해 받아들이지 못하고, 인정하지 못하고, 항상 바깥을 보고 또 보게 된다. 나보다 타인을 더 의식하며 살아가면서, 사람들의 눈치만 살피게 된다. 어릴 적 당연하게 생각했던 나답게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 왜 나답게 살아야 하는지 그것 조차 잃어버리고 주어진데로 살아가게 된다. 때로는 비겁하고, 때로는 무능력하고, 그러면서 세상사람들이 나에게 능력있는 모습으로 비춰지길 바라는 나의 오만함이 나 스스로를 나답게 살아가지 못하게 되는 또다른 이유였다. 스스로를 옥죄게 하고 나를 바보스러운 또다른 존재감으로 만들어 버린다. 책을 읽고 또 읽어도 나답게 살아간다는 것의 근원적인 문제들에 대해서 답을 찾지 못하고 헤매는 거다.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나답게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책에 나오는 10명의 인생 이야기. 그중에서 수출컨설팅 전문 기업인 김은주씨의 인생이 눈에 들어왔다. 살아가면서 자신의 남편을 잃고, 아빠를 잃으면서, 마주하게 되는 그 현실은 자신을 옥죄고, 나락으로 떨어트려 버렸다. 그 누구도 자신을 도와주지 않는다는 걸 소중한 것들을 잃고 나서야 깨닫게 되었다. 일어나는 것조차 버겁고, 서있는 것조차 버거운 현실 속에서 김은주씨 앞에 놓여진 것은 죽은 이가 남겨놓은 빚이었다. 은행은 김은주씨에게 당장 은행 빚을 반환하라고 요청하였다. 김은주씨 앞에 놓여진 절망감과 고통스러움은 자본 앞에서 여지없이 잔인함과 잔혹함 그 자체였다.
김은주씨에게는 아들이 있었다.절망의 끝에 있더라도, 지푸라기 하나 잡고 있는 상황이라도, 그 하나를 놓을 수 없는 현실이었다. 정신이 든다는 건 어쩌면 그 순간이었다. 희망이라는 건 남의 것처럼 여겨졌던 그 순간 고장난 TV 속 장면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세바시, TV 속에 봤던 그것이 김은주씨에게 새로운 희망의 빛으로 다가왔다. 그것은 어쩌면 저자의 목표였으며, 그 목표가 김은주씨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하였고, 더 큰 고통이 있더라도 견디는 힘을, 자기 회복력을 스스로 만들어 나갔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스스로 찾게 된 것은 그 때였으며, 수출입 전문 컨설팅을 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얻게 된다. 그리고 그 기회를 통해서 김은주씨는 새로운 꿈을 만들어 나갔으며, 그것은 책쓰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