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크맨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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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게 백 퍼센트 맞는 말은 아니다. 내 인생은 내가 저지르지 않은 일, 내가 하지 않은 말에 의해 결정되어왔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무엇을 이루었는가가 아니라 무엇이 누락되었는가가 우리를 규정한다. 거짓말이 아니라 밝히지 않은 진실이 우리를 규정한다. (p213)


션이 죽은 날 밤에 누가 우리 집 앞에 초크맨을 그려놨어.물에 빠져 죽어가는 초크맨을 . 무슨 메시지처럼(p244)


나는 자백하지 않았다. 자백해야 했었다는 건 나도 안다. 하지만 나는 열두 살이었고 무서웠고 어차피 아무도 내 말을 믿지 않았을 것이다. 엄마는 내가 핼로런 씨를 도우려 한다고 생각했을 테고 사실 이제는 아무도 그냐 댄싱 걸을 도울 수 없었다. 따라서 진싱을 애기한들 무슨 소용이 있었을까. (p316)


초크맨은 하나의 메시지였다. 이 소설의 주요 단서가 될 수 있는 초크맨이라는 것의 실체는 책 표지에 나와 있는 그림이 전부였다. 소설은 엔더 베리에서 일어난 댄싱걸 일러이저의 죽음에 대해서 그 죽음과 관련한 소설 속 주인공 에디 먼스터는 1986년 12살이었던 어린 꼬마 아이의 모습과 30년이 지난 2016년 40대 초반이 된  에디 먼스터의 모습이 교차된다. 


에디 먼스터는 어릴 적 친구 뚱뚱이 개브와 메탈미키, 호포, 니키들과 함께 어울려 놀았다. 서로 별명을 부르면서 친밀감 없이 보냈던 열 두살 아이들의 즐거운 놀이는 댄싱걸의 죽음으로 모든게 멈춰 버렸다. 죽음이라는 것은 그렇게 열두살 아이의 추억들을 송두리째 빼앗아 버렸으며, 아이들은 새로운 길을 각자 걸어가게 되었다.


열두살 고지식하고, 원리 원칙에 따라 살아온 에디 먼스터는  과거의 한 시점으로 시간이동 하고 있었다. 이상한 일들이 연속으로 일어나고, 그 중심에는 지워진 줄 알았던 초크맨이 등장하게 되었다. 깡패였던 션 쿠퍼의 죽음, 호포가 키운 개 버디가 사망함으로서 엔디 먼스터가 마주한 감정은 두려움과 공포였다. 자신이 가지고 잇는 공포 속에 숨어있는 죄책감, 그 죄책감을 스스로 자기 합리화 할려고 애를 쓰지만 그게 쉽지 않았다. 살고 싶어서 몸부림치고, 과거의 기억을 지우기 위해서 움츠러들지만 엔디 먼스터가 마주한 그 공포는 없어지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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