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의 캘리북
이외수 지음 / 해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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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작가 이외수님의 문학에 대해 탐닉하지 않습니다. 간간히 그의 문학 작품을 스쳐 지나가듯 접할 때가 있는데, 이외수님의 문학이나 에세이에 관심 가지는 이유는 그의 생각과 나의 생각이 교차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세상에 대해 저항하고, 때로는 스스로 넘어지면서 다시 일어나는 그 모습이, 안타까우면서도 사람들을 변화 시키는 작은 밀알이 된다는 그 사실을 마주하면서, 이외수씨의 가치관이나 생각을 얻고 싶었습니다. 즉 그의 생각을 반복적으로 접하다 보면,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는 것처럼 나 또한 그의 생각에 가까워 질 거라는 또다른 이유가 숨어 있습니다.


대한민국 정치판에는 덜 익은 모과가 잘 익은 홍시 가리키면서 떫은 놈 떫은 놈 하는 작태를 자주 만납니다. 철학의 아버지 소크라테스가 말했습니다. 니 꼬라지를 알라. (15)

양방은 양방대로 쓸모가 있고 한방은 한방대로 쓸모가 있는데 왜 의사들은 박터지게 쌈박질을 하시는 걸까요. 혹시 환자들 고충은 뒷전이고 자기들 밥그릇이 우선이기 때문이라면 의사 자격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지 않을까요. 자주 아픈 놈이라서 개소리 해 봤습니다. 컹컹 (31)

저는 건달하고 얘기할 때는 건달이 되고 양아치하고 얘기할 때는 양아치가 됩니다. 상대편의 눈높이와 한치도 틀림이 없습니다. 그것이 때로는 오해를 불러일으킵니다. 저놈은 건달이다. 저놈은 양아치다. 그러나 저는 군자와 얘기할 때는 군자가 될 수도 있고 성자와 얘기할 때는 성자가 될 수 있습니다. 저와 마주 앉았을 때, 당신의 치수는 당신이 정하는 것이고 저는 그것을 반영해 드릴 뿐입니다. (16) 


책에는 50가지 캘리그라피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나의 캘리그라피에는 하나의 스토리가 등장합니다.이 세가지 캘리그라피는 바로 정치와 관련한 이야기이며, 저자 이외수님의 정치에 대한 관점을 엿볼 수 있습니다. 매일 트위터를 활용해 피터지게 논쟁을 하는 이외수님의 모습이 상상되고 그려질 때가 있습니다. 그 사람의 수준에 맞게 대화를 한다는 것, 그것이 참 쉽지 않은 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소통과 불통의 차이는 여기에 있습니다. 소통을 강조하면서 서로 소통하지 않는 이유는 서로를 맞춰주는 스킬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소통을 강조하면서 경청하지 않고, 동문서답 스러운 이야기를 반복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으며, 저는 이외수님의 이런 모습, 그의 글과 문장에 눈길이 가게 된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또한 그의 문장 스타일을 보면 촌철살인 내가 미처 놓치고 지나가는 생각들을 주워 담을 수 있으며, 우리 사회를 교묘하게 비꼬면서 자신의 생각을 온전하게 전달하는 이외수 작가님의 그런 모습이 부러울 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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