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서 백수로 살기 - ‘청년 연암’에게 배우는 잉여 시대를 사는 법
고미숙 지음 / 프런티어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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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은 당대의 모순과 비리를 누구보다 잘 알았지만 그에 맞서 정면으로 대결하지 않았다. 그 모순과 비리의 원천에는 결국 인간의 탐욕과 충동이 자리하고 있음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핵심은 그 탐욕과 충동의 그물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하여, 그저 자신의 본성대로 살았을 뿐이다. 떳떳하게 자유롭게! 그것이 18세기 지성사를 연 원동력이다. 백수도 그렇다. 사회를 탓하고 시대를 원망하는 건 허망하다. 앞서도 말했듯이 20세기 내내 우리나라는 수많은 개혁과 혁명, 혁신을 시도해왔다. 하지만 결론은 늘 투기 자본, 그리고 대박의 꿈! 정말 지겹다. 과연 이 습속과 패턴이 전복되는 날이 올까? 모르겠다! 다만 소외와 소비, 한탕주의에서 벗어난 삶을 담담하게 살아갈 뿐! 청춘의 푸르른 생명력을 복원하는 것, 그보다 더 급진적이고 더 혁명적인 실천은 없으므로.(p65)


이 책은 책 제목에 나와 있듯이 백수 예찬론이다. 조선 시대 금수저였던 연암 박지원의 삶을 고찰하여, 그 안에서 지금 현재 우리의 자화상을 기록해 나가고 있다. 여기서 정조 임금 시절 연암 박지원이 추구해왔던 삶은 지금 우리의 삶의 패턴에서 무언가 주워 담을 만한 이야기가 있었다. 백수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차별과 편견, 그것에 대해 맞서 싸우지 말고 나 답게 살아가는 방식을 저자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그 기준은 연암 박지원이 남겨 놓은 삶과 관찰 기록이다.


연암 박지원는 연암답게 살았다. 금수저로서 살아가는게 흙수저의 눈으로 보자면 달달할 수 있겠지만, 금수저에게도 남다른 고충은 존재하고 있다. 박지원은 스스로 그러한 자신의 특권인 금수저를 내려 놓게 되었고, 흙수저,백수로 살아가게 된다. 이 책을 쓴 고미숙 작가는 왜 박지원을 들이댄 걸까 본다면 저자의 삶 속에는 1987 세대에 대한 다양한 모습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산업의 일꾼이 되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노동력을 자본가에게 바쳐야 했던 그들의 삶은 자본과 계급에 항거하고, 자유와 평등을 얻고자 하는 마음이 숨쉬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추구했던 이상은 지금 현재 나타나지 않고 있다. 자본 속에 계급이 융합되어 있었고, 우리 스스로 자본의 노예로 살아가고 있다. 특히 미디어는 자본의 덫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우리의 노동력을 갉아먹고 있다. 좋은게 좋은 거라 하지만 그들이 만들어 놓은 프레임에 우리 스스로 저항하면서 순응하는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우리는 거기에 대해 불평 불만을 늘어 놓고 나열하지만, 스스로 행동하지 않고 실천하지 않는다. 박지원은 바로 그런 우리의 자화상을 꼬집고 있다. 모순과 부패 , 부정에서 자유로운 삶, 자본가의 입맛에 따라 살아가지 않으며, 백수로서 자신의 길을 걸어가게 된다. 


왜 우리는 박지원의 삶을 다시 한번 보아야 하는 걸까 물어 본다면 그의 삶이 앞으로 우리 삶의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본가가 만들어 놓은 노동의 가치, 자본의 가치,계급의 가치에 항거하고, 모순에 대해 나열하는 것보다는 스스로 그 틀에서 벗아날 수 있는 대안을 찾아나갈 필요가 있다. 먼저 '집'을 추구하는 우리의 삶을 '길'을 추구하는 삶으로 바꿔 나간다면 , 자립할 수 있게 되고, 백수로서의 삶을 추구할 수 있게 된다. 불안정한 삶은 스스로 선택하고 그 안에서 소비 남용에서 벗어난다면, 그들만의 경제적 활동을 형성할 수 있고, 자본과 계급에 끌려다니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조선시대 연암 박지원이 추구해 왔던 삶의 방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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