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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본실의 청개구리 외 ㅣ 수능대비 한국문학 필독서 1
염상섭 지음, 김성해 엮음 / 넥서스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예수꾼도 무식한 놈만 모였나 봅니다. 예수꾼들 기도할 때에 하느님 아버지시여! 나의 죄를 구하소서. 아맹. 하지않소? 그러나 아맹이란 무엇이요. 맹자 같은 만고의 웅변가더러 버버리라고 아맹(我孟)이라 하니 그런 무식한 말이 아 어디있단 말이오? 나를 나의 죄를 사하여 달라고 할 지경이면 아면(我免) 이라고 해야 옳지 않습니까."(p55)
이 책에는 염상섭의 대표 소설, 표본실의 청개구리와 두 파산, 임종이 소개되고 있다. 일제강점기와 광복 이후의 삶, 두 가지를 경험해 왔던 염상섭은 자신의 삶을 소설 속에 투영해 왔으며, 표본실의 청개구리는 1919년 3.1운동 이후 마주하는 지식인의 또다른 자화상을 그려내고 있다.
소설 속 주인공은 김창억(金昌億)이다. 남포 사는 김창억이라 불리어지는 주인공은 중류층이면서 배고픈을 모르고 살아왔다. 김창옥의 어머니께서 열 네살 되던 해 죽은 누이를 품에 안고, 태어난 김창억에게는 부모의 한이 서려 있었다. 열심히 공부하여 한성 고등사범대학에 입학해 남들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지식인으로 성장해 왔지만, 자신의 앞에 놓여진 현실은 그렇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삶의 변화, 부모의 목적에 따라 살아가야 하는 김창억은 '동서친목회 본부' 회장이라는 타이틀은 가지고 있지만, 현실은 걸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삶을 살아가게 된다.
이 소설은 90년전 쓰여진 소설이지만 지금 현실을 비추고 있다. 부모의 욕심과 욕방에 따라 내 아이에게 교육을 시키는 부모의 자화상은 김창억에게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었다. 돈이 있으면서 남다른 교육을 추구하지만, 실제 사회에서 할 수 있는게 적었던, 아니 거의 없었던 지식인의 비참한 모습은 그 땜나 지금이나 유효하다는 사실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