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깊이 생각할 뻔했다
카레자와 카오루 지음, 박현아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하지만 당신은 누르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누르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이것은 누르고 싶지 않은 이유가 된다. 단지 귀찮아서 누르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 내가 누르지 않아도 누군가가 누르니까 괜찮을 것이라는 이유라면 계모임에 들 자격이 없다. 나만 기분 좋으면 된다면 곗돈을 내지 않겠다는 심보와 같으니 븍각 추방당해도 싸다. 즉시 깊이 반성하고 회계하며 기쁨을 주는 마음을 담아 다음부터 꼭 '좋아요'를 누르도록 하자. (p67)


이 책에는 32개 딜레마가 소개되고 있다. '딜레마'란 사전적 의미로 '두개의 판단 사이에 끼어 어느쪽도 결정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한다. 사실 우리 삶을 들여다 보면 수많은 딜레마와 봉착하면서 살아가게 된다. 삶이 편리해지면서 사람들의 욕구는 점점 늘어나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하고 싶은 것은 많지만 그로 인해 해야 할일들은 하고 싶지 않은 마음들이 우리들 마음 속에 언제든지 존재하고 있다. 그런 마음들을 사람들은 '도둑놈 심보' 라 말한다.우리는 '도둑놈 심보;를 가진 이들을 언제든지 비난하고, 오지랖을 보여줄 준비를 가지고 살아간다.수많은 오리자퍼가 우리 주변에 존재한다는 것이 우리를 상당히 피곤하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왜였을까. 우리는 왜 딜레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 그 이유를 들여다 보면 과거에 우리가 추구했던 삶의 방식이 대체로 'give and take' 였기 때문이다. 내가 무언가를 얻고 싶다면 거기에 대한 댓가를 지불하는 게 당연하게 생각해 왔다. 하지만, 그것은 그 때는 가능했다. 그때는 시간이 넉넉하고 대체로 여유로운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 당시에는 과로사는 소수의 사람들에게나 해당되었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가 없었던 시대에 살았던 이들은 얼마든지 자신의 시간을 남에게 제공할 여지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몸을 쓰는 일은 점점 더 줄어들게 되고, 정신적으로 신경 써야 하는 일이 늘어나면서 , 우리의 에너지 대부분을 뇌가 소비하고 있다. 그럼으로서 항상 피곤하고 귀찮고 하기 싫어 한다. 더 나아가 뭐를 얻고 싶지만 그로 인해 무언가를 해 야 한다면 포기하는 사태가 나타나고 있다. 공짜라면 양잿물이라도 마신다는 속담은 과거에나 유효하다. 지금은 공짜로 뭔가를 준다 해도 귀찮아서 안하는 경우가 많다. 피곤하다는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도 우리의 생각이나 행동은 얼마든지 바뀌고 있다.


나는 다이어트를 결심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 먹는 걸로 살을 뺄려는 욕심을 가지고 았는 사람들이 보인다면 그들을 붙잡고 내 손목과 상대방 손목을 묶어 버리고 싶다. 손목과 손목을 묶고 같이 도로를 달리게 한다. 매일 30분씩만 뛰어도 30일이면 충분히 살을 뺄 수 있기 때문이다. 운동은 하고 싶지 않은데 살을 빼고 싶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다이어트 딜레마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책을 읽는다고 내가 가지고 있는 딜레마를 바로 해결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 나만 이런 딜레마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고, 그로 인해  위로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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